KB부동산신탁 부회장직 신설 계획…김정민 前 사장 내정
2004년 노무현 캠프·2012년 문재인 캠프서 잇달아 활동
금융 지배구조개선 의지 퇴색…노동이사 추천제 만회 의도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친노, 친문 출신의 인사가 KB금융그룹에 영입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에 부회장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현재 이 자리에는 김정민 전 KB부동산신탁 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부회장직 신설은 계열사인 부동산신탁에 비은행 부문 강화 등을 위한 자문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전 사장의 이력과 경력을 보면 정치적인 배경과 현 정부와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전 사장은 부산상고를 나와 1970년 국민은행에 입행했다. 국민은행에서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을 거쳐 2009년까지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KB금융을 떠난 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노무현 캠프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으로 당시 김진흥 특검팀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김 전 사장은 노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에 노 캠프, 문 캠프에서 연달아 활동한 데다 노조위원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난 9월 그룹 회장 선임 과정에서 경쟁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 3인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당시 회장추천위원회가 일정을 앞당겨 후보 검증과 발표를 했던 것도 낙하산 방지를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었다.


KB가 전례가 없는 '부회장'직을 신설하면서 당시 낙하산설을 뒷받침하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금융그룹 지배구조개선 의지가 당위성을 잃게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무소불위의 힘을 휘둘렀던 과거 정부와 다를 게 뭐 있냐는 비판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이른바 '셀프 연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3일 간담회에서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CEO 승계 프로그램을 규범화해야 하지만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 수장들의 비판이 쏟아진 후 금융권의 자율경영 의지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노조위원장 출신 김 전 사장의 부회장 복귀에 대해 현 정부가 중점과제로 밀고 있는 노동이사 추천제가 KB금융에서 무산된 것을 만회하려는 의도로도 보고 있다. 전날 금융행정혁신위원회(혁신위)는 문 대통령이 공약한 노동이사제 도입안을 공식적으로 금융위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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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날 KB금융은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KB국민카드 등 11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선정된 후보는 21일과 22일 양일간 해당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 심사·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KB국민카드에는 이동철 KB금융지주 부사장, KB생명보험은 허정수 KB국민은행 부행장, KB저축은행은 신홍섭 KB국민은행 전무, KB데이타시스템은 김기헌 KB금융지주 부사장을 각각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했다.


이밖에 KB증권과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인베스트먼트, KB신용정보는 현재 대표이사들이 연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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