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의 LF 헤지스, 태국서 철수…글로벌 전략 전면 수정
"올해 초 수출 계약 종료…고가 캐주얼 시장 활성화 안된 탓"
글로벌 다각화 전략은 계속…동남아 대신 중화권·유럽에 집중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구본걸 LF 회장(얼굴)이 핵심 브랜드인 헤지스를 태국시장에서 철수하고 글로벌 다각화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했다. 동남아시아 대신 유럽ㆍ중화권시장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전개해 헤지스를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F 헤지스는 태국에서 운영하던 플래그십 스토어 포함 매장 2곳을 철수했다.
태국은 사명을 변경하기 전인 2013년 LG패션 시절 대만 다음으로 진출한 해외시장이다. 당시 구 회장은 태국 내 10대 그룹으로 꼽히는 사하그룹의 패션ㆍ유통기업 ICC인터내셔널과 손잡고 독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진출 당시 헤지스는 3600여개 유통망을 보유한 ICC인터내셔널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면서 올해 말까지 운영 매장 수 20개, 매출 10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태국시장 철수로 자연스럽게 동남아시장 공략도 멀어졌다.
패인은 '현지화 실패'였다. LF 관계자는 "고가의 캐주얼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아 양사 간 합의에 의해 수출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며 "태국 외 진출한 동남아지역은 없다"고 설명했다.
태국시장 철수로 구 회장은 글로벌시장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아시아 중심 일변도에서 글로벌로 영역을 넓혔다. 지난 9월에는 프랑스 파리에 진출했다. 수년간 준비한 글로벌 전략 라인 '아티스트 에디션'을 파리 유명 편집숍 '콜레트' 쇼윈도에 전시하면서 글로벌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저명한 아티스트들과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 차별화된 스타일을 선보일 것"이라며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글로벌 위상을 쌓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대신 중국, 대만 등 중화권시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패션 브랜드 중 최초로 진출한 대만시장에서는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2013년 대만 최대 패션기업 '머신가먼트그룹'과 손잡고 진출하던 당시 5개에 불과하던 운영 매장 수는 올해 기준 15개로 3배 증가했다. 대만의 최대 규모 백화점인 '퍼시픽소고' 본점 중샤오(忠孝)점에는 단독매장을 운영 중이다. 향후 점진적으로 매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007년 말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진출한 중국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헤지스는 '3대 신사복' 보유 업체인 '바오시냐오그룹'과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해 매해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유통점도 지난 6월 기준 270여개다. 특히 '프리미엄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앞서 진출한 국내 브랜드들이 중저가 전략을 택한 것과 달리 헤지스는 출시 때부터 제품 가격 및 디자인과 소재의 질을 한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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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 전략도 고소득층이 자주 방문하는 상하이 강후이, 난징 진잉 등의 지역 명품 백화점,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는 헤지스키즈도 중국에 진출했다. 중국 아동복 전문 기업 '자만'社와 손잡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헤지스 관계자는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의 고급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 중국 내 트래디셔널 캐주얼시장의 키 브랜드 역할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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