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여우'의 조언, 너무 순한 한국 축구 '독한 수비를 하라'
前 스페인 대표팀 코치 그란데
상대팀 특징·약점 잘 찾아
내일 평가전서 수비 확인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스페인축구협회가 발간하는 잡지 '세풋볼'에 한국 축구대표팀 코치 토니 그란데(70ㆍ스페인)를 소개하는 일화가 있다.
2013년 6월27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 카스텔랑 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 경기. 그란데는 스페인 대표팀 코치였다.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67)은 이탈리아의 공격수 안토니오 칸드레바(30ㆍ인터밀란)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 고민했다. 그란데 코치는 호르디 알바(28ㆍFC바르셀로나)를 추천했다. 그는 알바에게 칸드레바의 특징과 약점을 알려줬다. 알바는 칸드레바를 꽁꽁 묶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이겼다.
그란데 코치의 별명은 '늙은 여우'다. 경기 분석력이 탁월하고 상대의 약점을 잘 찾는다. 상대팀의 주축선수를 막을 선수를 찾아내는 일도 잘한다. 지난달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우리 대표팀 코치 후보로 면접을 보면서도 이 장점을 내세웠다. 그는 하루 전 열린 한국과 러시아의 친선경기(한국 2-4패)를 분석한 뒤 경기 영상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러시아 공격수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누가 그를 막아야 했는지 등을 짚었다. 면접관들이 무릎을 치며 감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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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6일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노트북을 챙겨왔다. 그 안에 100개가 넘는 각국 대표팀 경기 영상과 선수별 특징이 담긴 자료들이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그란데 코치는 이케르 카시야스(26ㆍFC포르투) 등 스페인 대표 선수들을 유망주 때부터 지켜봤다. 스페인은 물론이고 축구 강국의 스타 선수들도 그가 분석한 자료에 대부분 들어 있다"고 했다. 우리 대표팀은 수비가 특히 약하다. 그란데 코치는 "한국 축구가 너무 순하다"고 했다. 상대를 더 거칠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란데 코치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 때 우리 대표팀 코치로 첫 선을 보인다. 그는 우선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공격수 하메스 로드리게스(26ㆍ바이에른 뮌헨)를 막아낼 비법을 선수단과 공유하면서 보따리를 풀었다. 미드필더 이재성(25ㆍ전북)은 "(그란데 코치가) 영상을 곁들이며 세세히 알려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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