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중, 무역 갈등 해소냐 증폭이냐…시진핑의 선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5일(현지시간)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첫 번째 아시아 순방국인 일본의 도쿄도 요코타 미군기지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의 무역도 불공정했다고 싸잡아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정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8~10일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일본에서 먼저 대(對)중국 무역 불균형과 적자 해소를 협상 테이블에 올린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 중에 대일 무역 불균형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한 것은 차기 순방 지역인 한국은 물론 중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경우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대선 기간 공약으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전방위 공세를 펼친 만큼 이번 순방에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과 관련해 "수십 년 동안 매우 불공정했다"면서 "무역적자가 거액에 달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중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의도성 발언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 갈등을 상기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실리를 이끌어내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대규모 기업인 사절단을 대동해 중국 측과 수십억달러의 계약을 성과로 발표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해 온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가 최대 50억달러(약 5조5700억원)에 달하는 투자 펀드 조성을 협의 중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 공식 발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경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 경제 분야에서는 시 주석이 어떤 투자 선물 보따리를 풀 것인가를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재계에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양국이 경제 분야에서 더 협력 관계로 나아갈지 아니면 더 극심한 갈등을 겪을지 가늠할 계기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싱크탱크인 판구연구소의 안강 수석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수많은 기업인들이 중·미 양국 관계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면서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이나 경제 정책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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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양국 간 통상 현안을 더 꼬이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콩과 항공기, 천연가스 등 몇 가지 상품에 국한한 대규모 계약을 맺는다고 해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기조를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시 주석의 방미 당시 양국 정상이 발표한 '포괄적 경제 대화'를 일례로 들었다.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미중 경제 대화는 미국 측이 더는 속지 말아야 할 '로프어 도프(Rope-a-Dope)' 전략"이라고 말했다. 상대방의 유효타를 교묘히 피해 가며 스스로 지치도록 만들면서 'KO펀치'를 노리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수법을 빗댄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시 주석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대중 무역 갈등을 선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는 무역·통상과 북핵 문제 외에도 소소한 볼거리가 관심을 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국빈 방문의 '플러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언행에 중국인의 관심이 굉장히 높다면서 71세 고령의 미국 대통령이 만리장성을 찾을지, 트위터광(狂)인 그가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웨이보(新浪微博)에 계정을 열지도 온라인상에서 이야기가 오간다고 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딸이자 친중 성향을 자주 보여 온 이방카 트럼프가 중국을 함께 찾지 않는 점에 실망감을 표하는 글이나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의상에 관심을 보이는 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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