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후 미계약물량 처분에 선착순·추첨분양 적용하면서 인파 몰려
강남권 새 아파트 수급 불일치 심화 가능성 높아 시세차익 겨냥 '사재기'


지난달 개관한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개관한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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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견본주택 앞에는 인파가 몰려 수십m 줄을 서는 광경이 연출됐다. 앞서 계약기간에 남은 미분양물량을 선착순으로 분양했는데 '좋은' 동호수를 고르기 위해서였다.

전용면적 80㎡ 규모로 가장 싼 게 8억원대 중반에 달해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지만 주변 시세 등을 감안했을 때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경쟁이 치열했다. 인근 한 주민은 "이미 며칠 전부터 '떴다방' 업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텐트까지 쳐서 견본주택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송파구의 한 견본주택에서도 미계약분을 잡기 위해 1200명가량이 몰렸다. 당시 회사 측은 계약관련 서류와 함께 1차 계약금 명목으로 5000만원짜리 수표도 같이 가져오라고 미리 알렸다.

견본주택 현장에서 수표를 확인해 입장시킨 후 현장에서 추첨을 거쳐 이날 하루 만에 모두 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 역시 주변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아 입주시점 때면 수억원은 오를 것이란 얘기가 돌았던 터였다.


서울 강남권 신규 분양아파트를 둘러싼 관심이 식을 줄 모른다. 청약 1순위 자격이 강화되고 대출문턱이 높아지는 등 분양시장 규제는 한껏 촘촘해졌지만 강남권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중산층이 당첨 후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이가 늘어난 데다 수차례 청약제도가 바뀌면서 자격을 제대로 알지 못한 부적격자가 많아진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오히려 이로 인해 앞선 사례처럼 현금부자나 시세차익을 노린 업자들의 '강남 아파트 쓸어 담기'가 노골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권 새 아파트의 경우 공급이 극히 제한된 가운데 구매 대기수요는 상당한 만큼 "적어도 분양가보다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심리가 만연해 있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강남권 신규 아파트를 겨냥해 분양가가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면서 '로또 청약'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향후 강남지역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이 같은 수급 불일치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사나 사업시행을 맡는 재건축조합은 분양에 나서지 않으려는 기류가 생기는 반면 예비수요층은 낮아진 분양가에 청약시장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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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향후 강남권처럼 입지가 좋거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새 아파트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앞서 10ㆍ24가계부채대책에 따라 중도금대출 보증한도나 보증비율이 줄어들면서 건설사 역시 사업성이 높은 지역 위주로 분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여유자금이 있는 소비자는 입지가 뛰어난 사업지에 청약을 넣을 수 있지만 떨어져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싼 단지에 청약을 넣을 수밖에 없는 서민은 이자부담까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서민층의 이자부담이 늘어 내집마련을 위한 구매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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