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떡' 착한 분양가
로또청약은 그들만의 리그
대출 막힌 실수요자들 울상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건설사들이 8·2부동산 대책에 이어 나온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시장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을 '착한 분양가'로 타개하겠다며 나섰지만 수요자들 사이에선 '그림의 떡'이란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출 규제를 핵심으로 한 가계부채종합대책으로 대출 가능 금액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분양하는 '고덕아르테온(고덕주공 3단지 재건축)'의 3.3㎡ 당 평균 분양가가 2346만원에 책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인근 3.3㎡ 당 시세인 2400만~2500만원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이 아파트가 최근들어 강화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심사를 가뿐히 넘길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였다. 현재 이 아파트는 견본주택 개관을 앞두고 해당 구청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에 앞서 19일 분양한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역시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한 3.3㎡당 평균 2200만원대에 공급됐다.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바로 옆에 들어서는 영등포 아크로타워스퀘어와 비교했을 때 전용 84㎡ 기준 1억원 가량 저렴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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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분양에 나서는 단지들이 시세대비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우고 있지만 대출 규제 강화 후 청약시장이 정작 '일부를 위한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견본주택을 찾은 주부 최모(37)씨는 "1순위 자격에다 가점도 높아 이번이 기회라고 보고 청약을 넣을 생각인데, 대출이 걸린다"며 "사실상 분양시장에 나오는 주택자체가 한정적이라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서 대출까지 제한을 걸어버리니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더욱 멀어지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덕 아르테온 사전홍보관을 찾은 장모(32)씨 역시 "분양가가 생각보다 훨씬 저렴하게 나와 로또청약이라고들 하지만 사회초년생인 저처럼 대출에 막혀 기회조차 없는 사람들에겐 못 먹는 감"이라며 "로또청약은 자금력 되는 일부 계층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이번 신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제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으로 전반적인 가계부채 총량 감소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신규주택 수요마저 급감시킬 수 있다"며 "특히 앞으로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며 이자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가해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력을 더욱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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