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예술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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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일대는 원래 1980년대 섬유, 봉제 산업이 이끌던 구로공단 지역으로 개발됐다. 2000년 이후에는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명칭이 변경됐다. 소프트웨어 분야 벤처기업, 패션디자인 정밀기기 중심의 첨단정보산업단지로 그 성격이 바뀌었다.


기계소리로 둘러싸인 공장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다 보면 그 가운데에 전시장을 만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은 2009년 10월, 옛 인쇄공장을 리모델링해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시각예술 전문 창작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예술가의 아이디어와 산업단지가 보유한 기술력을 결합한 독특한 창작물이 생산되는 곳이다.

‘다빈치 크리에이티브’는 이러한 공간이 지닌 정체성 아래 설계되었으며, 지난 8년 동안 꾸준히 고민과 발전을 거듭해 온 프로젝트다. 국내 미디어아트 분야 신진예술가들의 데뷔 무대이자 국제 미디어아트의 현재를 체험할 수 있는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축제의 장이다.


다빈치 아이디어 공모 선정작품, 이성은이승민_에테리얼 [사진=김세영 기자]

다빈치 아이디어 공모 선정작품, 이성은이승민_에테리얼 [사진=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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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 해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이성은, 이승민 작가의 ‘에테리얼(Ethereal)’은 로봇이 된 관객이 자신의 몸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작품은 오큘러스(가상현실 체험용 VR기기) 고글과 3미터 크기의 등신상 로봇으로 구성됐다. 관객이 고글을 쓰면, 로봇으로 변신해 현재 자신의 뒷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다. 로봇이 된 관객이 팔을 움직이면, 관객 뒤 설치된 로봇의 팔도 똑같이 움직인다. 로봇이 만지는 것은 다름 아닌 관객 자신이다. ‘우리의 신체란 타자의 시선을 통해 인지된다는 것,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 존재가 인지된다는 것’을 전달하고자 한다.


반대로 예술가 제이에프 말루앵의 ‘미의 세 여신’은 가상현실을 통해 타인의 신체와 영역에 침입해볼 수 있다. 관객이 오큘러스를 쓰면 눈앞에 라파엘로의 작품 ‘미의 세 여신’에서 모티브를 딴 세 여자가 등장한다. 관객은 조이스틱을 움직여 세 여자 사이에 개입할 수 있다. 이들의 포즈를 바꾸거나, 어깨동무도 할 수 있다. 서로 간섭하는 실재 신체와 가상현실 속 신체를 통해 몸의 경계에 관해 말한다.


초청작품, 제이에프 말루앵_미의 세 여신[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초청작품, 제이에프 말루앵_미의 세 여신[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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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증강된 삶 속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해 질문하며, 인간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게끔 한다. 최두은 예술감독(42)은 “로보틱스(robotics)뿐 아니라 인공지능, 증강현실, 합성 바이올로지, 스페이스 테크놀로지 등의 발달로 인간의 삶이 증강되고 인간과 기계의 구별이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면서 “육체와 정신이 기술에 의해 증강될 미래를 준비하기에 앞서 ‘인간다움’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일 문을 연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7’ 전시는 내달 5일까지 이어진다. ‘다빈치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신진예술가들의 작품과 초청작품 열세 점을 만날 수 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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