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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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이명박정부 국가정보원 등의 정치공작 수사를 박근혜정부로까지 빠르게 확대하던 검찰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각종 공작의 실무ㆍ실행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법원이 기각하면서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20일 오전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강 판사는 "전체 범죄사실에서 피의자(추씨)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피의자의 주거 및 가족관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추명호씨가 'MB 국정원'에서 반값 등록금을 주장한 당시 야권 정치인을 비판하고, 이른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거론된 인사들을 방송에서 하차시키거나 소속 기획사를 세무조사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정치공작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본다. 추명호씨는 아울러 박근혜정부 국정원에서 국장으로 일하며 정부비판 성향 문예계 인사들을 탄압하는 블랙리스트 작성 및 공작을 실행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추명호씨는 또한 박근혜정부에서 민간인과 공무원을 사찰하고, 수집한 정보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직보한 의혹과 관련해 현(現) 국정원으로부터 수사의뢰됐다.


같은 법원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친박ㆍ우파 단체라는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출신 추선희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범죄 혐의는 소명되나 피의자의 신분과 지위, 수사진행 경과 등을 고려할 때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추선희씨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9년부터 국정원과 공모해 각종 정치 이슈에서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 비판 성향 인사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공격하는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2010년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을 향한 'PD수첩 무죄 선고 항의시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분위기 규탄 시위, 야권 통합 운동을 하던 배우 문성근씨를 겨냥한 명예훼손,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벌인 '부관참시 퍼포먼스' 등도 국정원과 추선희씨가 공모해 벌인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추선희씨는 이밖에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3년 8월에는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앞에서 정치풍자 프로그램의 폐지를 촉구하는 규탄시위를 벌이다가 이를 중단하는 대가로 CJ 측에서 현금 1000만원과 1200만원 상당의 선물세트 등 금품을 갈취한 혐의도 받는다.


추명호ㆍ추선희씨의 혐의나 의혹이 이처럼 이명박정부 뿐만 아니라 박근혜정부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돼있는 터라 이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각별하게 주목을 받았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단초삼은 'MB정부 적폐 수사'를 박근혜정부로 본격 확대하는 계기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추명호ㆍ추선희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만큼 검찰은 일단 숨을 고르면서 향후 수사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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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추명호씨와 관련해선 법원이 그의 지위와 역할 등 범죄사실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상당한 수준의 보강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범행이 매우 중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라면서 "법원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그러면서 "'우병우 비선보고' 의혹 등 국정원의 추가 수사의뢰 사안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추선희씨와 관련해선 "기각 사유 등을 분석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함과 아울러 진상규명을 위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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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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