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고정·변동금리 격차 커졌다
금리 격차 6개월만에 2배로…"당장 금리 싸다" 변동금리 선택 늘어
금리상승기 리스크 위험…금융당국, 고정금리 비중 年45% 목표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전경진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차주들이 늘고 있어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가계대출 리스크가 급속히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KB국민ㆍKEB하나ㆍ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이 취급하는 주요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가 2배 가까이 확대됐다.
KEB하나은행의 고정금리모기지론과 하나변동금리모기지론의 금리 격차는 지난 18일 0.61~0.63%포인트로 6개월 전인 4월18일(0.34~0.44%포인트)에 비해 2배 가까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신한주택대출(아파트)의 두 금리 격차는 0.29%포인트에서 0.54%포인트로 확대됐고, 우리아파트론도 0.39%포인트에서 0.44%포인트로 격차가 커졌다. 주담대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은 0.14%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금리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조달금리 격인 코픽스(COFIX)와 금융채(AAA) 5년물 금리의 상승 속도 때문이다. 코픽스는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다가 점차 상승세를 보이며 6개월 사이 0.04%포인트(4월 1.48%→10월 1.52%) 올랐다. 이 기간동안 금융채 5년물 금리는 0.31%포인트(2.06%→2.37%) 상승, 변동금리보다 7배 이상 빠르게 올랐다.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금융권에서는 고정금리 대신 변동금리를 찾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 대출 신규취급액 중 고정금리 비중은 6월 40.4%에서 7월 38.7%, 8월 32.8%로 급감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변동금리 비중이 67.2%로 2015년 7월 이후 2년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정금리를 찾기보다는 당장 금리가 싼 변동금리를 선택한다"며 "최근까지 고정금리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도 변동금리형 대출로 갈아타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2월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전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올 상반기부터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 금리가 꿈틀댈 수밖에 없다.
국내 시장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 인상도 예상된다. 전날(1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와 시장에 던진 인상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돼 가고 있다"며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1회, 내년 2회 가량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요인들이 잇따라 발생할 것으로 보여 차주의 금리 부담과 연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금융당국은 다음주 쯤 시중은행의 3분기 은행권 주담대 잔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 등 관련 데이터를 보고받을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기에 가계 부채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고정금리 비중을 연간 45%로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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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린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가계신용분석팀장은 "이자 부담을 차주가 아닌 은행들이 지게 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며 "다만 금리 변화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고정금리 상품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차주들이 대출을 받을 때 대출 기간에 따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3년 이상 장기로 대출한다면 고정금리가 유리하지만 1~2년 내 단기 대출을 한다면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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