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연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 61.5% "우리 편익이 우선"
黨政 규제 도입 코앞…논쟁 테이블엔 정치권·대기업·중소상인만


스타필드가 진행한 고객 대상 이벤트(마술 퍼포먼스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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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김상헌(34·남)씨는 지난 추석 연휴 때 본가와 처가에 후딱 다녀와 남은 시간을 즐긴 이른바 'D턴족'이었다. 아내, 3살 아이와 집에만 계속 있을 순 없는데 막상 갈 만한 곳은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평소 주말 종종 찾았던 인근 복합쇼핑몰로 차를 몰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외국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빼어난 풍광에 추석맞이 페이스 페인팅, 공연 등 즐길거리도 많았다. 양가 부모님 용돈, 교통비 등 지출이 커 쇼핑은 언감생심이었지만, 가족과 즐겁게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런 연휴였다.

복합몰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도 격화하고 있다. 특히 복합몰에 '쇼핑'보다 '엔터테인먼트' 목적으로 많이 가는 소비자들은 인상을 찌푸린다. 휴일에 가족끼리 갈 만한 시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치권·대기업·중소상인 등이 낀 논쟁에서 소비자는 쏙 빠져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대기업들은 현재 당정의 복합몰 의무휴업 도입 계획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자산총액 10조 이상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몰의 매월 2회 공휴일 휴업 의무화'가 골자다. 나머지 복합몰도 관련 지방자치단체가 의무휴업을 요청할 경우 매월 2회 문을 닫도록 했다.

대기업들은 현행 대형 유통업체 영업 제한 규제가 골목상권이나 재래시장 보호라는 기대 효과를 얻지 못했으며 양 측 매출을 모두 감소시키는 공멸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소상인 관련 단체들은 영업 제한을 복합몰 등으로 확대하고 기존 규제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소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규제 효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땅한 의견 개진 창구가 없는 소비자들은 수동적으로 이슈에 끌려다닐 뿐이다. 속으로는 불만이 많다. 중소기업연구원이 롯데몰 수원점과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스타필드 하남점 등 4개 복합몰을 이용하는 소비자 20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61.5%가 소비자 편익을 지역 상권 보호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대 의견은 24.6%에 그쳤다.


복합몰 규제 방식에 대한 질문에 소비자 73.0%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차별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효과적인 강제 휴무제는 '월 1회 평일+월1회 주말'(42.7%)이라고 답한 소비자가 가장 많았다. '월 2회 주말'(29.3%), '월 2회 평일'(24.7%)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상인 응답률은 '월 2회 주말'(43.9%), '월 1회 평일+월1회 주말'(27.4%), '월 2회 평일'(24.3%) 순이었다. 중기연은 "소비자 후생 효과 측면에서 복합몰 영업 규제는 신중히 도입해야 한다"며 "전면적으로 도입하더라도 입지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고적대 퍼레이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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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문조사에서 요일별 소비자 복합몰 방문 현황(중복 선택)을 살펴보면 토요일(79.8%), 일요일(61.7%) 등 공휴일이 대부분이었다. 월요일 방문객 비중은 5.2%에 불과했다. 복합몰에서 하는 활동 중 절반가량은 쇼핑 이외 시설 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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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복합몰을 가족단위로 방문하는 소비자가 전체의 60.9%를 차지했다. 교외형인 스타필드 하남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주로 자녀를 포함한 가족 혹은 부부끼리 방문하는 비중이 74.2%에 이르렀다.


한편 일각에선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 유통 매장을 규제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에서 일요일 영업을 금지하는 법은 존재하나, 이는 골목상권 보호가 아닌 유통기업 종사자들의 쉴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최영홍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유통법학회 회장)는 "선진국에선 정치인이 이런 유통 규제 법안을 만들 경우 낙선하기 때문에 법 자체가 없다"면서 "소비자를 강제로 유통 매장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직접적인 불이익 부과이므로 동의 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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