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신임대표가 27일 취임 일성으로 "독선과 오만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그것이 권력의 생리"라며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안 대표가 여당에 대한 견제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여권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정면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선 수락연설을 통해 "이것(문 정부의 독선과 오만)을 견제하는 것은 국민이 야당에 준 제1의 과제"라며 "정권이 바뀌자 거꾸로 펼쳐지는 코드인사 등 모든 불합리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도 이 같은 안 대표의 선언에 정국 운영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움직임이다. 국민의당과의 연대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강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2014년 구 민주당 시절 안 대표의 새정치연합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지방선거를 힘겹게 치렀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당시 공천 지분 나누기 등 구태 정치가 재현되면서 당내 분란을 불러왔다. 또 선거연대는 촛불민심에도 위배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의당의 손을 완전히 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이 40석을 보유해 정국운영의 열쇠를 쥔 만큼 '정책 파트너'로서의 중요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안 대표의 당선 직후 축하 전화를 걸었다. 안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국익과 민생이 우선되는 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국회를 존중하고 협치의 정신을 살려서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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