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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 유통街③]갑질 논란에 재료 파동까지 "프랜차이즈 점주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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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배신에 먹거리 불안감 극에 달해
가공식품 빵은 물론 계란 요리·닭고기까지 외면
업계 울상 "프랜차이즈산업 위축 우려"


공장형 닭장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공장형 닭장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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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점주들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프랜차이즈 본사 오너의 성추행이나 갑질 논란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찍혀 매출이 감소한 인근의 치킨과 피자 매장을 보면서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갑질'에 흘린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이번에는 재료가 말썽이네요. 농림축산식품부 전수 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믿고 먹어달라는 소리에도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네요. 매출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오므라이스 등 계란을 주 원료로 만든 요리 등을 판매하는 한 프랜차이즈 점주는 이 같이 하소연했다.
"닭 수난시대는 언제 끝날지 모르겠습니다. 가격 인상·갑질 논란에 소비자들 시선이 차갑기 그지 없는데, 이번엔 살충제 성분 이슈로 '보이콧'이 일어나고 있네요. 큰 돈을 들여 치킨집을 차렸는데, 정말 치킨집 사장으로 사는게 힘듭니다. 불안감에 주문 전화가 뚝 끊겼습니다." 유명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치킨 가게를 차린 것을 후회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들은 '갑질'의 피해가 고스란히 점주 몫이였고,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살충제 계란 파동'의 불똥 피해도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프랜차이즈업계가 '갑질' 논란과 '재료파동'을 겪으면서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자칫 각종 규제와 맞물려 프랜차이즈 시장 자체가 위축돼 산업 발전이 저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치킨/사진=픽사베이

치킨/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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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계란을 주 원료로 만드는 빵이나 디저트, 요리 등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매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상 초유의 살충제 파동을 마주하면서 먹거리 불안감이 극에 달해 아예 밖에서 소비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김밥 프랜차이즈 점주는 "상인들의 안타까운 사정은 알겠지만, 그래도 살충제 계란 때문에 불안해서 사먹기는 힘들거 같다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울고 싶었다"면서 "살충제 계란 파동의 불똥이 너무 거세다"고 하소연했다.

이 점주는 김밥 재료로 사용되는 계란이 살충제 검사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의 '식용란 살충제 검사결과 증명서'를 내걸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계란 파동이 불거진 후에는 계란을 빼달라는 주문이나 계란 반찬 대신 멸치조림을 달라는 등의 주문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아마도 불안해서 아예 밖에서 먹지 않겠다는 것 같은데, 안전하다고 해도 믿지 않아 억울하기도 하고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계란이 주 원료로 쓰이는 제빵 프랜차이즈 역시 소비자들의 차가운 시선에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파리바게뜨, SPC삼립 등에서 원료로 사용하는 모든 계란이 농림축산식품부 전수 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안전한' 계란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충제 계란 파동의 날벼락을 맞아 제빵업계 영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소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사정은 참담한 상황이다. 왕십리에서 디저트 프랜차이즈 가게를 운영중인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매출 감소를 겪어도 본사 차원에서 위기 대응 매뉴얼 등에 따라 움직이니 상황이 괜찮을 것"이라며 "작은 업체들은 먹거리 공포 이슈가 불거질때마다 손을 놓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대표 제품이 빵이다 보니 덩달아 불신의 먹거리로 찍혔다. 평소보다 매출이 30%가량은 준 거 같다"고 말했다.

일부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업장에서 사용하는 계란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증명서를 인증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하는 등 고객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계란 파동에 닭고기까지 또 난리다. 맹독성 물질로 38년 전 사용이 금지된 농약 DDT(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가 친환경 농장의 계란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에 이어 해당 농가의 닭에서도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식업계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닭 가공 및 식품, 치킨 프랜차이즈 등 업계 전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한숨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육계와 토종닭, 메추리알 등으로 살충제 성분 조사를 확대하면서 '보이콧'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가시밭길 유통街③]갑질 논란에 재료 파동까지 "프랜차이즈 점주는 웁니다" 원본보기 아이콘


프랜차이즈업계는 이 같은 상황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쏟아낸 강도 높은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 규제와 맞물려 자칫 산업 발전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불암감에 떨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업계 주요 단체와 대형 업체들 역시 공정위의 정상화 방침에 대해 큰 틀에서는 공감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수면 아래에선 갑작스러운 규제 강화는 관련 산업을 오히려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며 "가격 인상과 갑질 이슈가 끝나기도 전에 계란 파동에 닭고기 살충제 성분 검출 이슈까지 겹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 모두가 힘든 시기"라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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