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핫피플]독립운동 사적지 알리는 편의점 MD

'기억할 지도' 캠페인 기획 신용민 CU 마케팅팀 대리

신용민 CU 마케팅팀 대리(사진=BGF리테일 제공)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독립운동 사적지가 '특별한 장소 조명' 릴레이의 첫 주제입니다."
최근 편의점 CU가 펼친 '기억할 지도' 공유 캠페인은 마케팅팀 신용민 대리의 강력한 추진으로 탄생했다.

CU는 광복절(15일)을 맞아 기억할 지도를 만들었다. 독립운동 사적지 72곳을 선정, 그 위치를 구글맵에 표기한 것. 독립운동 사적지 72곳에는 전국의 만세 시위지와 의병 전투지, 독립선언식을 거행한 태화관 터 등이 포함됐다.

CU는 기억할 지도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 8150명에게 모바일상품권을 증정했다. 신 대리는 "국내에 독립운동 사적지 1400여개가 있지만 독립기념관, 서대문형무소 등 유명한 곳 외엔 소외당하는 실정"이라며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전역에 이렇게 많은 독립운동 사적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도를 공유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광복절이 낀 징검다리 연휴 기간 고객들이 직접 사적지를 찾게 했다. 사적지에서 '인증샷'을 찍어 '#815 #항일유적지'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게재한 응모자 중 50명도 모바일상품권을 받아갔다.

편의점과 애국심, 익숙하진 않은 조합이다. 토종 편의점으로서 나라와 국민을 응원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라고 신 대리는 전했다. CU가 애국 마케팅을 벌인 것도 처음이 아니다. CU는 2014년부터 독도 사랑 운동 후원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또 매년 광복절 기념 태극기 나눔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번에 처음 시도한 기억할 지도 공유 캠페인은 신선함과 뭉클함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신 대리는 "많은 고객들이 72곳에 더해 추가했으면 하는 사적지와 관련 정보를 공유해줬다"면서 "무엇보다 잊힌 독립운동 사적지에 대한 의미를 고객들과 나누게 된 점이 뜻깊다"며 눈을 반짝였다.

사적지 소개는 편의점업 특성과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신 대리는 "가장 많은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하는 편의점만큼 특별한 장소와 연관성이 높은 유통업태는 없다"며 "편의점이 지역, 공간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킬 때 소비자들은 그 업체를 '남다른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CU는 앞으로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특별한 장소를 조명하는 캠페인을 지속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CU 애국 마케팅의 선봉장 신 대리는 원래부터 역사에 특별히 관심이 많은 사람일까. 대답은 '아니오'다. 그는 "대표적인 일부 독립운동 사적지 말고는 잘 알지 못했다"며 "캠페인 준비 과정에서야 적어도 고객들에게 추천한 사적지 72곳의 의미는 절절히 되새기게 됐다"고 전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