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옷 입자" 남성복 시장에도 분 캐주얼화 바람 영향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1세대 남성복 브랜드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유통 구조와 소비 특성이 변화하면서 설 자리를 잃어버린 것. 업체들은 효율이 나지 않는 브랜드를 철수하거나, 최신 흐름에 맞게 브랜드를 재정비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990년 론칭한 남성복 브랜드 타운젠트가 올해 봄ㆍ여름 시즌 제품을 마지막으로 생산을 중단한다. LF 관계자는 "올 봄ㆍ여름 시즌 제품은 이번 달 말까지 유통될 예정"이라며 "남은 재고는 아웃렛을 통해 소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1세대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의 운명도 비슷하다. 경쟁사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7월 경영효율화 작업에 돌입하면서 22년간 전개하던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를 접었다. 이외에도 프리미엄 남성복 브랜드 로가디스를 갤럭시로, 중저가 브랜드 로가디스 그린을 로가디스 스트리스로 통합하면서 효율화 작업을 벌였다. 브랜드 철수 작업 덕분에 수익성은 개선됐다. 삼성물산 패션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90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0.2%에서 올 2분기 2.2%로 올라섰다. 다만 외형은 쪼그라들었다.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3.8% 감소한 4010억원이다.
고전 남성복 브랜드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배경 중 하나는 시장에 불고 있는 '캐주얼화 바람'이다. 캐주얼화 바람은 옷의 가치가 '격식'에서 '실용성'ㆍ'활용성'으로 옮겨가면서 생겨났다. 실제 남성복 시장은 최근 몇 년 새 '포멀'과 '캐주얼' 비율이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70~80% 이르던 포멀은 캐주얼 비중이 높아지면서 최근 30~40%대로 떨어졌다"며 "수트 비중이 줄어들고 캐주얼리즘을 반영한 상품들이 주목받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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