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대통령 요구는 승마선수 뽑아서 전지훈련 보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정유라 지원은 최순실이 요구한겁니다. 최순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삼성에도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48차 공판 피고인 신문에서 "이 부회장으로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때 했던 대화 내용을 전해들었지만 정유라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사장은 "요청이었나, 겁박이었나"라는 질문에 "(최씨 요구를 전달한) 박 전 전무의 말투는 공손했지만 '문체부 국·과장을 날린 것이 누군지 아는가'라는 등의 말을 해 최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모략으로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박 전 사장은 "최씨의 요구는 정씨를 전지훈련 보낼 선수 6명 중 1명으로 포함시키는 것과 용역 회사를 최씨 지인의 회사로 해주는 것이었다"며 "이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에 보고했고 최 전 부회장이 '할 수 없다'며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말 교환 계약 사실에 대해서는 "몰랐다. 임의 계약했다는 사실을 듣고 불같이 화를 내며 즉시 원상 복귀를 하라고 했다"며 "최씨가 6개월의 시간을 주면 블라디미르 팔아서 비타나 값 주겠다고 해 그렇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매달 23만 유로를 지급해달라고 매달렸다"며 "간곡히 매달려 불가능하지만 상의해보겠다고 말한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낮 1시에 시작한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박 전 사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은 밤 12시20분까지 이어졌다. 재판부는 "(시간이 늦어져)내일 박 전 사장에 대한 재판을 계속 진행하겠다"며 "1일 피고인 신문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최 부회장, 이 부회장 순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