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문체부 국장 누가 날렸는지 아느냐며 지원 강요"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정유라 지원은 청와대 아닌 최순실의 겁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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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대통령 요구는 승마선수 뽑아서 전지훈련 보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정유라 지원은 최순실이 요구한겁니다. 최순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삼성에도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48차 공판 피고인 신문에서 "이 부회장으로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때 했던 대화 내용을 전해들었지만 정유라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사장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질책받았던 원인이 정씨를 지원하지 않았던 것이었나"라는 특검 측 질문에 "그렇지 않다. 정씨 지원은 최씨가 요청한 것이고 대통령 말씀은 승마 선수 뽑아서 전지훈련 보내라는 것이었다"고 대답했다.

박 전 사장은 "요청이었나, 겁박이었나"라는 질문에 "(최씨 요구를 전달한) 박 전 전무의 말투는 공손했지만 '문체부 국·과장을 날린 것이 누군지 아는가'라는 등의 말을 해 최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모략으로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박 전 사장은 "최씨의 요구는 정씨를 전지훈련 보낼 선수 6명 중 1명으로 포함시키는 것과 용역 회사를 최씨 지인의 회사로 해주는 것이었다"며 "이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에 보고했고 최 전 부회장이 '할 수 없다'며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의 반대에 부딪혀 정씨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 선발이 늦어졌다"며 "정씨가 승마를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했을때 이 프로그램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16년5월경 정씨가 다시 승마를 시작한다고 해 절망스러웠다"고 말했다.

말 교환 계약 사실에 대해서는 "몰랐다. 임의 계약했다는 사실을 듣고 불같이 화를 내며 즉시 원상 복귀를 하라고 했다"며 "최씨가 6개월의 시간을 주면 블라디미르 팔아서 비타나 값 주겠다고 해 그렇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매달 23만 유로를 지급해달라고 매달렸다"며 "간곡히 매달려 불가능하지만 상의해보겠다고 말한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낮 1시에 시작한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박 전 사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은 밤 12시20분까지 이어졌다. 재판부는 "(시간이 늦어져)내일 박 전 사장에 대한 재판을 계속 진행하겠다"며 "1일 피고인 신문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최 부회장, 이 부회장 순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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