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행장 취임 후 '외부영입 1호'는 빅데이터 전문가…"현업 인력이 빅데이터의 씨앗"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취임 후 '외부영입 1호' 인사인 김철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전 한국금융연수원 교수)은 입행 전 인터뷰 당시 '도대체 (전통적) 은행은 어떤 길로 가야 하나'라는 위 행장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막 출범한 때였다. 위 행장은 오직 이 한 마디의 질문을 던지고는 김 본부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 본부장은 2000년대 초 미국의 대형 상업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입사해 15년간 근무했다. 국내보다 앞선 금융공학 및 빅데이터 알고리즘 업무를 일찍 경험했지만 정작 국내에선 이 커리어를 이어갈 만한 금융사 자체가 전무한 지경이었다.
김 본부장은 "국내에 와 보니 핀테크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마구 쏟아지는 반면 정작 빅데이터의 개념조차 잡히지 않은 '코끼리 만지기'식이었다"며 "빅데이터는 문제 인식부터 데이터 저장, 분석, 의사결정과 비즈니스 기회 창출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빅 픽처'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결국 인공지능(AI)나 딥러닝 등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학습의 근거가 될 '데이터'의 서포트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빅데이터 전문가로서 국내 금융사에 적용되는 정보 관련 규제가 미국에 비해 엄격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김 본부장은 "규제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방법을 찾아내는 것 역시 빅데이터센터의 의무"라며 "어차피 따라할 대상도 없고 신한은 신한만의 길을 간다. 나중에 이 길이 (타행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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