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세는 꺾였어도 2년치 상승분은 여전히 부담
전세시장 안정됐다는데…남의 나라 얘기 같은 이유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1.2%↑
서울도 6월 2.6% 올라 상승폭 축소
상반기 서울 전셋값 상승액…작년 8670만원서 3137만원으로
재작년 인상폭 커 체감도 낮아
서울 하반기 입주 1만2000가구
공급 물량 적어 양극화 우려도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전세시장은 안정기에 접어든 것일까. 아니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일까. 전셋값은 상승세가 둔화돼 시장이 안정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입자는 여전히 전셋값을 주거 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의 통계를 보면 6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5.4로 1년 전인 지난해 6월 104.1보다 1.2%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도 같은 기간 106.8에서 109.6으로 2.6% 오르며 상승 폭이 축소됐다. 각종 전세시장 통계치만 보면 시장의 안정세가 확인되는 셈이다. 전셋값 상승세는 주춤하고 매매 가격 대비 전셋값을 뜻하는 전세가율도 전국의 경우 74%대를 유지하고 있다.
앞선 2년간의 전셋값 상승률과 비교하면 최근 1년의 상승률 둔화세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2014년 6월에서 2015년 6월 사이 전국 6.2%, 서울 7.4% 전셋값이 올랐다. 이후 1년간(2015년 6월~2016년 6월)도 전국 4.1%, 서울 6.8% 올랐었다.
전세가율도 마찬가지다. 전국은 지난해 6월 74.3%에서 올 6월 74.6%로 0.4%(0.3%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은 되레 전세가율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72.0%에서 71.2%로 1.1%(0.8%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직전 1년간 전국과 서울의 상승률은 4.5%, 7.0%에 달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인 전월세전환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전국의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4개월째 4.6%를 보이고 있다. 1년 전(4.9%)보다는 0.3%포인트 하락했다. 서울도 5월 4.4%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해 5월엔 4.7%였다.
전셋값 상승액도 크게 낮아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세 계약을 갱신하기 위한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 증액 비용은 1413만원으로 지난해(4112만원)보다 2699만원 낮아졌다. 특히 서울은 지난해의 경우 2년 전보다 8670만원을 올려줘야 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3137만원으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안정'의 의미 기준을 상승률 둔화로 본다면 확실히 최근 전세시장은 안정됐다"며 "하지만 가격이 꺾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세입자 입장에선 체감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셋값의 경우 2년치의 상승분을 한꺼번에 올려줘야 하기 때문에 2년 동안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서는 세입자의 체감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6월과 2015년 6월 2년간의 전세가격지수를 비교해 보면 전국은 5.4%, 서울은 9.6% 상승했다. 최근 1년간 상승 폭은 크게 줄었지만 직전 1년간 오름폭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지역별 입주물량 양극화도 전세시장 안정에 대한 체감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함 센터장은 "입주물량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인데 올해 입주한 아파트의 경우 많게는 전월세 중 전세 비중이 80%까지 올라가는 등 가격이 안정됐다"며 "하지만 입주물량 증가가 국지적으로 진행되면서 전세시장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23만3436가구로 상반기(16만160가구) 대비 45.8%, 지난해 동기(18만3382가구)보다는 27.3% 증가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물량은 경기도에 몰려있다. 9만3810만가구에 달한다. 반면 서울은 1만1889가구에 불과하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선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방법은 재건축ㆍ재개발밖에 없다"며 "하지만 재건축ㆍ재개발을 통해 지은 새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보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고 결국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을 올리게 돼 공급을 단기에 늘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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