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상가 등으로 투자 수요 쏠림도
23일 문을 연 서울 은평구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견본주택에는 아침부터 긴 줄이 형성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개관 첫 날에만 7000명이 다녀갔다.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권재희 기자]6·19 부동산대책 발표 직후 문을 연 이번 주 수도권 견본주택은 지역을 가릴 것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강화된 대출 규제를 피해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강동구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와 은평구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에서 963가구(일반분양 기준)가 분양에 돌입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성남시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와 고양시 '고양 향동지구 중흥S-클래스' 등 7개 단지에서 6334가구가 나왔다.
이들 단지는 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되는 단지라 관심이 쏠렸다. 6·19 대책의 파급 효과와 향후 정책 방향, 하반기 분양시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롯데건설이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수색4구역을 재개발하는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서울 전역으로 확대된 전매제한 규제를 처음 적용받았다. 그러나 정부 대책이 무색하게도 견본주택 오픈 첫 날 7000명이 다녀갔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견본주택 앞에 100m 이상 긴 줄이 형성되며 하루 종일 장사진을 이뤘다. 수색·증산뉴타운 개발을 추진한 지 12년 만에 나오는 첫 분양물량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이 강동구 고덕동에 공급하는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 견본주택에는 첫 날 5000여명이 방문했다. 이 단지는 이번 대책으로 인한 영향은 없다. 이미 지난해 11·3 대책으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됐고 새로운 대출규제도 아직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모든 가구가 전용면적 59㎡ 이하의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이뤄진 단지라 실수요자 뿐만 아니라 투자자도 몰려들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없어도 일정 금액의 신청금만 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고 자유롭게 분양권을 사고 팔 수 있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유재영 분양대행사 원텐이앤씨 본부장은 "오피스텔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면서 "경기 요인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건설이 고양시 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에 분양하는 오피스텔인 '일산 한류월드 유보라 더 스마트' 역시 상가와 오피스텔에 투자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23일 오전 2시간 동안에만 1100여명이 방문했다. 견본주택 입구에는 15명 정도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영업 중이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 등 제약이 없는 주거용 오피스텔이어서 임대 사업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이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공급하는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 견본주택도 오픈 첫 날부터 발 디딜 틈 없었다. 개관 3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방문객들이 몰려 긴 대기 줄이 형성됐고 일대에 차량이 몰리면서 인근 경찰이 지원 나와 교통정리를 했다. 23일 하루에만 1만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판교는 이미 지난해 11·3 대책 때 청약조정지역에 포함된 곳이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신규 분양이 없었고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민간 분양이라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흥건설이 고양시 향동동에 문을 연 고양향동지구 중흥S-클래스 견본주택에도 23일 문을 연 지 4시간 만에 3000여명이 찾았다. 서울 은평·마포구와 인접해있는 데다 지구 내 마지막 분양이라는 희소성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향동지구는 이미 지난해 11·3 대책에서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이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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