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가는 니치 향수 시장…바라만 보는 아모레ㆍLG생활건강
K-뷰티, 향수 성장동력 못찾아 고심
M&A 활발한 글로벌 업체들과 '대조'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전세계적으로 향수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국내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라이선스 사업도 잇달아 축소시키는 상황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향수 브랜드 롤리타 렘피카의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롤리타렘피카 제품은 현재 생산 중단됐으며 이미 생산된 것들은 자사 운영몰인 AP몰 등에서 소진시킬 계획이다. 아모레 관계자는 "향후 미래 향수시장에 대해 전략적 검토해봤을 때 니치 향수 시장의 성장세가 더 좋을 것으로 판단해 롤리타 램피카의 계약은 종료하게 됐다"며 "아닉구딸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닉구딸은 하이엔드 향수 브랜드로 아모레가 2011년 인수했으며, 전 세계 11개 단독샵과 30여개국 680여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2012년 국내 향수시장에서의 보폭을 넓히기 위해 '스티븐 스테파니'와 '코드온'을 야심차게 선보였으나, 론칭 3년만인 2015년 사업을 접었다. 지난해 7월에는 니치 향수 시장에 발맞추기 위해 럭셔리 브랜드 후에서 향수 제품 '향리담 오 드 퍼퓸'을 선보였지만, 시장을 견인할 만한 영향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해 수년간 수익성이 부진한 탓이 컸다"고 설명하면서, 향후 향수 브랜드 론칭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토종 업체들이 향수 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 중 하나로 '브랜드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이 최근 수년간 니치향수 브랜드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니치 향수는 일반 향수 제품 대비 2~3배 비싸지만 최근 각광받고 있다. 향수 브랜드 인수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에스티로더는 니치 향수가 2020년까지 매년 2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향수 시장의 성장률은 전년비 6%에 머물렀던 데 비해 니치향수는 3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강수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기존의 화장품 범주에서 시야를 넓혀 더 많은 옵션들을 탐색해야 할 것"이라면서 "색조 이후의 뷰티 아이템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강 연구원은 "고급 레이블의 향수는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며 "향수는 화장품에 비해 들어가는 원료 수가 적어 평균 40%대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마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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