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의 Economia] 우리사회 최대 敵 경제적 불평등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검찰은 2일 국정농단사태의 마지막 퍼즐인 정유라(21)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달 31일 덴마크에서 강제 송환된 정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SNS)에 '돈도 실력이다. 네 부모를 원망해라'라고 쓴 일을 사과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정유라 이화여대 특혜입학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 문제를 수면위로 떠오르게 했다. 국민들의 분노와 좌절감은 극에 달했고, 끝내 1700만 시민이 참여한 11월 촛불혁명으로 이어졌다.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와 불평등 문제는 곪을 대로 곪았다. 이는 암울한 현실에서 비롯된다.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 'N포세대'와 같은 극단적인 말이 나오는 것도 결국은 성장이 정체되고 중산층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국민은 일부상류층을 위한 세계화, 대기업화 등 외적인 성장에 목숨 걸지 않는다. 시대는 어떻게 잘 분배할지를 묻는다. 새 정부가 경제개혁, 일자리부족, 소득재분배 등 경제 현안을 최우선 해결과제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많은 학자들은 불평등이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경고한다. 또한 불평등은 사회를 분열시킨다.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 자료는 평등한 나라일수록 "대부분의 사람을 믿을 수 있다"라는 말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음을 보여준다. 미국에서도 이 항목에 1960년대에는 60% 가까이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1993년에는 긍정적인 답변이 37%에 불과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 불평등이 심한 나라는 낮고, 평등한 나라는 높다.
저자는 특히 경제적 불평등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적으로 규정한다. 사회악의 원인이자 온상이다. 저자는 불평등에 대한 여섯 가지 잘못된 생각을 정리했다. ▶소득불평등이 심하지 않다는 생각 ▶불평등이 자연스럽고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 ▶부자냐 가난뱅이냐는 각자에 달렸다는 생각 ▶경제 성장을 위해 불평등이 필요하다는 생각 ▶불평등은 시장을 통해 해소된다는 생각 ▶소득은 노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각 등을 제시하며 조목조목 반박한다.
정치는 권력을 구동해 한정된 재화를 분배하는 행위다. 밥그릇의 크기를 결정하기도 한다. 따라서 경제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경제는 경제논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정부가 어떤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구조가 달라진다. 우리 정치와 경제 산업의 논리는 그 동안 작은 정부론에 바탕을 두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시장에 대한 신뢰는 한계에 이르렀다.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낡은 질서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불평등의 정도는 달라진다. 북유럽 국가들은 불평등을 완화하는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실시해 다른 나라들보다 평등한 상태를 유지했다. 정치가 올바른 정책을 마련하고 힘 있게 추진하면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 국민의 관심이 '먹고 사는' 문제에 가 있기에 경제는 어떤 이슈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감시자' 역할도 중요하다. 저자는 국민들에게 긴급히 행동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이정전 지음/개마고원/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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