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심 '낙수효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화돼…韓경제 재도약 위해 中企 경쟁력 강화해야"
김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장-재도약-선순환 금융'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동반자 금융' 중장기 플랜 발표와 함께 이같이 말했다. 동반자금융은 은행이 자금 공급자 또는 금융 조력자 역할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능동적으로 개입해 성장을 추구하는 역할을 강조한 공급 전략이다.
동반자 금융은 크게 '성장 금융, 재도약 금융, 선순환 금융' 등 세 가지 부문으로 구분된다. 먼저 성장(Scale-up) 금융은 기술력을 갖춘 창업기업에 대해 대출 투자부터 컨설팅, 멘토링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재도약 금융(Level-up) 은 중소기업의 본격적 성장을 지원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을 위한 글로벌 금융 지원이 포함된다. 김 행장은 "국내 중소기업 진출이 많은 국가에 전수하는 새로운 방식의 해외진출 모델을 추진할 것"이라며 "또한 은행 유휴시설을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를 핵심 3개국으로 꼽고 속도감 있는 추진을 공언했다. 김 행장은 "일부 국가의 경우 현지 당국의 인가까지 장시간이 소요될 것을 감안해 기존 지점의 대형화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행장은 디지털 부문과 관련해 "기업은행의 핵심 전략은 중소기업 디지털 금융과 핀테크 서비스에 집중해 비대면 채널에서도 중소기업금융의 리딩뱅크가 되는 것"이라며 "여신외환거래를 포함한 기업금융 전 영역에 걸친 디지털화(化)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행장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어려운 경영환경이지만 중소기업의 시름을 덜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며 취임 이후 지난 100일간의 소회를 밝혔다. 기업은행은 올해 1분기까지 총 13조8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해 연간 목표(43조5000억원)의 32%를 달성했다.
김 행장은 "향후 중국 사드 보복 피해와 금리 상승 충격까지 겹칠 경우를 감안해 올해 공급 목표의 60%를 상반기에 집중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달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위기단계별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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