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대통령 탄핵 직후인 지난 10일 긴급 소집한 간부회의에서 "금융개혁 등 이미 수립한 업무계획을 차질없이 신속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과 무관하게 각종 금융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임 위원장의 이 같은 의지와 사뭇 다르다. 금융개혁ㆍ활성화 정책은 이미 금융권 플레이어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재계 역시 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방식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

◆경제ㆍ금융정책 폐기 수순=창조경제와 각종 금융개혁 정책은 그동안 많은 논란을 낳았다. 실제 성과로 연결됐는지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조기대선으로 이 같은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기도 어렵다. 유력 야권 대선 주자들이 박근혜정부의 경제ㆍ금융정책을 폐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추진해온 4대 개혁 과제 중 하나인 금융개혁은 이미 추진 동력을 잃었다. 금융위원회는 현 정부 4년간 핀테크를 통한 기술금융 활성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행, 크라우드펀딩 및 회계제도, 성과연봉제까지 쉴 새 없이 몰아붙였다.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탄핵정국이 시작되면서 추진 속도는 무뎌졌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지속된 개발도상국의 주요 인프라개발 프로젝트 역시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려워졌다. 올해까지 예산이 편성돼 있지만 당장 내년부터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타 정부 부처에서 비슷한 취지로 추진 중인 사업이 많은 점도 걸림돌이다. 인프라 개발의 경우 국토해양부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지만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등 별도 기관을 중심으로 개도국 원조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국가의 요청에 따라 공적원조(ODA)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인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마스터플랜 수립은 일종의 국제사회에서의 약속"이라며 "정권의 연속성과 무관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변화 불가피=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됨에 따라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담기업 역할을 해왔던 대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들은 박 전 대통령의 최대 실적 중 하나였던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던 만큼 정권 교체와 함께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태동부터 정부의 강요를 받아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중에는 전담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윈ㆍ윈'하는 곳도 있지만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전담기업들은 올해에는 예산 배정이 완료된 만큼 계획했던 지원은 차질없이 진행하겠지만 내년부터는 지속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박근혜정부 차원에서 추진했던 사업인 만큼 고민이 많다"며 "향후 운영방안은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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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창조경제혁신센터에도 변화의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종전 대기업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지역 창업 거점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출범 3년차를 맞으며 대기업 의존 없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며 "초기에는 중앙정부와 전담기업 중심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시켰으나 이제는 지역사회가 창업거점으로 육성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인호ㆍ강희종ㆍ최대열 기자 sinryu007@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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