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빠른 금리인상, 인상쓰는 트럼프
이달 인상 기정사실화…긴축 따른 강달러땐 트럼프 공약에 장애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4~15일(현지시간)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주 비농업부문 고용자수와 실업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 이후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전망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88.6%로 점치고 있다.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 역시 금리인상을 반영하며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만큼 이번 FOMC에서는 재닛 옐런 Fed의장의 발언이나 통화정책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 등 향후 Fed의 긴축 속도에 대한 힌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점도표에서 FOMC 위원들은 올해 3차례 인상을 점쳤다. 당초 6월로 예상됐던 올해 첫 금리인상이 3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Fed가 매파적 성향을 드러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ed 내에서는 물가, 고용지표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른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확대 정책이 모습을 드러낼 경우 긴축의 고삐를 당겨야 할 때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금리정책 실기론(失機論)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감세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Fed가 지나치게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방향을 틀 경우 미국 경제가 치러야 할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미국 경제의 호조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의 업적이라면서 Fed의 빠른 긴축과 이에 따른 강달러는 제조업 호황, 무역적자 축소 등 트럼프 정부가 전면에 내건 경제 공약들을 실현하는데 장애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속적인 금리인상은 은행 등 일부 업종에 혜택을 주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저소득층과 소외지역의 백인 남성들의 불만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이미 작년에 비해 20% 정도 오른 달러화가 더 상승할 경우 기업들은 투자와 임금인상에 소극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상은 승승장구해온 미국 증시에도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15년 12월 금리가 인상된 이후 15개월간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가 16% 올랐다면서 이는 미국 통화정책의 긴축주기 역사상 가장 좋은 증시 성적이라고 분석했다.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의 리처드 번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증시의 약세장을 초래하는 것은 Fed의 긴축 자체라기보다는 예상보다 빠른 긴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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