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모욕·헌재 역모 발언 등 막말 쏟아져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불복하는 이들이 집회를 열고 폭력과 폭언을 이어가 논란이 일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불복하는 것은 물론 탄핵 사유에서 빠진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도 '여행가다 사고 난 걸 물고늘어진다'는 등 막말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연단에서 집회를 주도한 진행자가 "60대 이하의 장정은 모두 나와 거들라", "차벽으로 돌격할 1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등의 폭력 선동 발언을 일삼았다. 이날 집회에선 3명이 사망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
다음날 오후 2시 서울 대한문 앞 시청 광장에서 열린 '제1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에서는 폭력은 줄었지만 막말이 난무했다.
사회를 맡은 김경혜 한양대 교수는 "어제의 폭력사태는 불순분자들이 선동해서 일어난 것"이라며 폭력의 책임을 외부로 전가했다. 전날 집회에서 경찰 버스를 탈취, 차벽에 추돌하려다 철제 스피커를 쓰러뜨려 한 남성을 사망하게 만든 정모(65)씨가 당일 저녁 6시 경 체포되는 등 폭력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헌재의 탄핵 결정은 역모이자 반란"이라며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오만방자한 국회 독재를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하고 새로운 국회를 구성하겠다"며 "박 전 대통령 파면은 승복할 수도 굴복할 수도 없으며, 이를 방해하면 처절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막말도 이어졌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2부 집회에 연사로 오른 이일호 구국결사대 목사는 "대통령 탄핵은 세월호로부터 시작됐다"며 "여행가다 사고 난 걸 갖고 1년 동안 물고 늘어지며 탄핵까지 이른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탄기국 측은 이날 집회에 7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집회에 500만명이 참여했다고 한 것에 비해 7분의1 이하로 줄어든 수치였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