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특검서 15시간 조사 끝 귀가…영장 재청구 15일께 결정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한 지 15시간만에 일단 귀가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진술 등을 정리한 뒤 15일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14일 오전 1시 5분께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소환조사를 마친 후 귀가했다. 전날 오전 9시 30분 특검에 출석한 지 약 15시간 30분 만에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앞서 지난달 1차 소환 조사 당시 22시간 가량의 밤샘 조사 끝에 다음 날 아침 귀가한 것에 비해서는 다소 귀가 시간이 앞당겨졌다.
장시간 조사 끝에 피곤한 모습으로 특검사무실에서 나온 이 부회장은 '순환출자 관련해서 청탁한 사실 있나', '박근혜 대통령 독대에서 순환출자 관련해 경영승계 관련해서 얘기 나눈 게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에서 나와 준비된 승용차에 곧바로 올라탔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및 국회 청문회에서의 위증, 횡령·배임 혐의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당시 특검은 이같은 혐의 등을 적시했다. 다만 영장이 기각된 이후 특검이 보강수사를 거치면서 이번에는 혐의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특검 관계자는 "조사 상황에 따라 전체 뇌물의 액수가 늘어나거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며 "뇌물공여의 내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중요한 과정이었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권력의 지원을 얻는 대가로 박근혜(직무정지)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측에 430억원 규모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본다.
합병의 키를 쥔 주주 국민연금이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과 안팎의 반대를 무릅쓰고 청와대 등 '윗선'의 압력으로 합병 찬성표를 던진 게 뇌물을 고리로 한 대가관계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특검은 앞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구속기소했다. 국민연금에 찬성을 지시ㆍ압박한 혐의다.
특검이 규정한 430억원에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등 '박근혜ㆍ최순실 재단'에 출연한 204억원, 최 씨의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와의 220억원대 승마훈련 컨설팅 계약, 최 씨와 조카 장시호(구속기소)씨가 운영했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특혜지원한 16억여원 등이 모두 포함됐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청와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삼성합병' 조사 과정에 개입해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최근 포착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해왔다. 공정위가 순환출자 해소 문제와 관련해 삼성그룹의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 부분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후 공정위가 삼성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주식 1000만 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가 청와대 압력으로 그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한편, 특검은 이 부회장의 영장 재청구 방침을 오는 15일까지는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 임원진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한다. 특검은 그동안 삼성 뇌물죄 관련해 이 부회장에게만 초점을 맞춰 수사했지만 이번에는 삼성 임원들까지 구속수사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이 부회장과 같은 시각 특검 소환조사를 받은 박 사장과 황 전무는 아직까지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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