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슈퍼사이클 타고 고공행진
삼성전자, 실적 호조에 190만원대 회복
SK하이닉스 D램 등 수요증가 기대감에 5만원대 진입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로 코스피가 주춤하고 있으나 유독 반도체주들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23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만3000원(2.31%) 오른 19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만에 190만원대(종가 기준)를 회복했다. 24일 오전에도 추가 상승, 193만원선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검 소환으로 인한 시장의 우려를 떨쳐낸 듯한 상승세다.
지난 12일 194만원까지 올라 200만원을 코 앞에 두고 있던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이틀 6% 하락하는 타격을 입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장세를 펼쳤지만 이어지는 반도체 업황 호조 소식에 시장의 우려가 기대감으로 바뀌며 190만원대에 재진입한 것이다. 특히 이날 외국인 매수세가 155억원이나 유입됐다. 고조됐던 CEO 공백 불안감이 해소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또 증권가에서는 23일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의 발화 원인을 배터리 결함으로 최종 발표하고 배터리의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기로 하면서 부정적 이슈가 일단락된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반도체사업 부문 사상 최고 실적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전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54% 증가한 53조3300억원, 영업이익이 50.11% 증가한 9조22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에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 14조8600억원과 영업이익 4조9500억원을 달성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시즌에 돌입하면서 코스피의 민감도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라며 "지난해 4분기는 물론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의 상향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IT업종의 매력도는 재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23일 3.36% 급등하며 1년 7개월 만에 5만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오전에는 5만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개인용 컴퓨터(PC)의 D램 평균판매가격은 DDR4 4기가바이트(GB) 기준 23달러로 지난해 4분기 대비 3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고 있어 '1조 클럽' 재가입이 예상된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D램 업체들의 제한적인 D램 투자지출(CAPEX)로 SK하이닉스가 과거 대비 더 크고 긴 D램 이익구간을 향유할 것"이라며 "올해는 매출액 22조5000억원, 영업이익 6조98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K의 LG실트론 지분 인수가 SK하이닉스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용 웨이퍼 전문 생산기업인 LG실트론의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김경민 연구원은 "LG실트론의 인수로 SK그룹이 반도체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추진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가 확인됐고, 중국 반도체 기업의 LG실트론 선호도를 감안할 때 SK하아닉스의 업계 내 지위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반도체 부품주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이달 초 18만원(종가 기준)을 기록했던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 지난 20일 19만100원까지 올랐다.
티씨케이도 23일 2.11% 상승했다. 이달 초 3만원대 초반에 머물던 주가가 3주 만에 3만원 후반대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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