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삼성 임원진 줄소환 본격화…임대기 사장 오후 출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특혜 지원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 임원진 소환조사가 본격 시작됐다. 삼성이 합병을 돕는 대가로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모녀를 지원한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소환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6일 오후 2시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다고 밝혔다. 임 사장의 특검 소환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일기획은 소속 스포츠단을 통해 최 씨의 조카 장시호(구속기소)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 상당을 특혜 지원했다. 하지만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결과 이 자금은 실제 제일기획이 아닌 삼성전자의 자금인 것으로 밝혀졌다.

영재센터 지원은 박근혜(직무정지)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 규명을 위한 핵심 사안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한 후 이를 대가로 지원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특검팀은 임 사장을 대상으로 영재센터를 지원하게 된 배경,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에 대한 대가성은 아닌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삼성 임원진 중에는 처음으로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이 특검팀 소환 조사를 받았고 지난 3일에는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전 대한승마협회 부회장)도 특검 조사에 출석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김 사장이 "심적 부담을 느껴 후원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하면서 삼성이 직권남용·강요의 피해자라고 일단 결론냈다. 하지만 특검팀은 삼성이 경영승계를 위해 박 대통령과 뒷거래에 나섰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날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도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팀 소환조사를 받았다. 박 전 전무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 등 승마 선수의 전지훈련 계획을 삼성 측에 제안하고 최 씨 모녀가 독일에 세운 비덱스포츠를 컨설팅 회사로 계약할 수 있도록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박 전 전무를 상대로 정씨가 삼성으로부터 거액의 후원을 받게 된 과정과 협회의 개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기획을 시작으로 삼성 임원진 소환 조사는 본격화됐다. 특검팀은 조만간 최 씨 측 지원 업무 실무를 담당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 담당 사장, 삼성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등을 줄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도 이르면 다음주 특검팀에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단 한 번도 뭘 바란다든지, 반대급부를 바라면서 출연하거나 지원한 적이 없다"며 최 씨 측에 지원한 자금의 대가성을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