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기고]단기수출보험, 민간보험사 성장동력 되려면‥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정영천 교수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정영천 교수

AD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 12월14일 일본계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보험에 대해 단기수출보험 영업이 허가됐다. 2013년 8월 정부의 '정책금융역할 재정립방안'이 만들어진 이후 3년만에 기승인된 KB손보, AIG, 현대해상 및 동부화재에 이은 5번째의 단기수출보험 민간보험사 영업허가이다. 이미 영업을 인가받은 4개사는 기업형 수출보험상품을 출시했으나 아직까지 인수실적은 보고되고 있지 않다.
단기수출보험은 연간 평균 인수실적 164조원(2012년∼2015년 3년 평균), 연간보험료 1600억원 수준의 실적을 보이고 있는 바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던 민간보험사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여겨져 지속적인 진입요청이 있던 보험종목이다. 시장의 수요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민간영역이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분야(시장실패가 나타나는 분야로 정의)에 대한 서비스의 제공이 정부의 역할이었으나 민간이 시장을 형성코자 할 경우에는 당연히 민간에 기능을 이양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부의 시장지향정책이라고 할 때 민간의 참여를 수용한 정부의 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단기수출보험은 타 손해보험과 같이 보험가입자의 역선택 최소화를 위한 수입국과 수입자에 대한 신용조사, 인수 및 신속한 보상으로 이어지는 보험의 사이클을 이루며 보험사의 안정적인 종목운영을 위해서 보험사의 신용조사평가와 인수정책에 따라 인수범위 및 부보율(보상율)을 정해야 한다. 보험가입자의 도덕적 해이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면책범위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도적 틀안에서 단기수출보험 운영을 통해 보험사가 매출액 및 적정 영업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을 알아보면 우선 동보험종목 시장의 다양한 인수방법에 대한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후발주자인 민간보험사는 가격경쟁력(보험요율)과 차별화라는 두 가지 경쟁전략 하에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 특히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가 달성된 무역보험공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통한 경쟁보다는 신용조사능력 확대, 인수범위 확대, 신속한 보상처리 등의 면에서 선도자와는 차별화된 인수능력 배양을 통한 서비스 경쟁에 중점을 둬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없이 살아남기는 불가능한 만큼 초기 참여자인 민간보험사는 과감하게 외국 신용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두 번째로 우리나라 민간보험사의 일반손해보험종목 운영행태와 같이 단기수출보험도 재보험사의 참조요율을 바탕으로 보험요율을 산정하는 방식의 보험운영은 지양해야한다. 이는 외국보험사에 단기수출보험을 전면 개방하고 프론팅서비스(국내보험사는 보험을 인수하되, 영업활동을 통한 부가보험료만을 수취하고 사고발생을 대비한 순보험료는 모두 재보험사나 외국 타보험사에 지불하는 형식)만을 운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이다. 위험에 합당한 보험료를 산정하기 위한 자료의 부족을 이유로 할 수 있으나 단기수출보험이 담보하는 두 가지 위험인 신용위험과 비상위험의 예측을 보험사간 공유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대안으로 일반보험에서 활용하는 공동보험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다.

세 번째로 고객인 수출기업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 기존 무역보험공사의 단기수출보험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수출기업의 경우 보험료 우대, 수출신용보증, 중장기수출보험 등 타 보험종목과의 교차 지원 가능성, 지자체 및 협회를 통한 보험료 지원 등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인 바 단일 종목으로 경쟁해야 하는 민간보험사에게 결코 쉬운 시장이 아니다. 단기수출보험과 자사 타 보험종목 및 금융지원 등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고려해 보고, 무역보험공사가 보유하지 못한 영업직원의 경쟁력 활용방안과 함께해야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기수출보험의 궁극적인 수혜자가 기업에 따라 보험가입자 기업과 함께 은행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단기수출보험 자체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무역어음 매입(이를 통상 '네고(Nego)'라고 한다)의 주체인 은행이 네고대금 미상환위험의 담보를 위해 기업에 단기수출보험 가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부보율(보상율)의 하향은 중견기업의 자금부담을 추가적으로 요구하게 되는 결과를 갖게된다. 위험체에 따른 부보율 조정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필자가 단기수출보험시장 진입을 준비하던 보험사와의 미팅시, 보험사가 우려하던 내용 중에는 방대한 양의 수입자에 대한 신용조사 자료를 축적해야하는 부담 문제와 사고발생시 적절한 사고조사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었다. 이 문제들은 현재의 국내 개별 보험사가 해결하기에는 시간은 부족하고 비용은 과다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단기수출보험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해결과제이다. 국내외 신용보험기관과의 제휴를 통하지 않고서는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을 문제로서 선도자인 무역보험공사의 차별적 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이다. 단기수출보험시장에서 경쟁하는 민간보험사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용어설명
단기수출보험= 결제 기간이 2년 이내인 단기수출계약을 체결하고서 수출을 못 하게 되거나 대금을 받을 수 없게 됐을 때 입은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상품이다. 그동안 민간보험사가 진입하기 이전까지 준정부기관인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전담해 운영해 왔다.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정영천 교수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