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격 '천정부지'로 올랐을까…해마다 되풀이되는 가격 인상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햄버거업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데에는 아침시장을 '도시락'에 뺏긴 것도 있지만, 가격이 점차 비싸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봅니다."
유명 햄버거업체 한 관계자는 "같은 업종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지만, 솔직히 최근 햄버거값은 웬만한 밥값보다 비싸지지 않았냐"면서 "편의점 도시락도 5000원 미만으로 밥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데 햄버거 세트메뉴는 7000~8000원씩 하니까 외면 받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가장 먼저 햄버거값 인상을 주도한 곳은 맥도날드였다. 올 2월 맥도날드는 제반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버거류 9개, 아침메뉴 4개, 디저트류 4개 제품에 대해 100~200원씩 올렸다. 이에따라 빅맥은 4300원에서 4400원, 맥스파이시상하이버거는 4300원에서 4400원으로 100원씩 올랐다. 또한 오레오아포가토는 2500원에서 2700원으로 200원 올랐으며 배달 서비스인 맥딜리버리도 최소 배달 주문 가능 금액이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조정됐다.
한 달 여 뒤에는 롯데리아가 국내산 소고기 도축량 감소와 수급저하 등으로 한우가격이 20% 이상 올랐다며 한우불고기버거류를 500원씩 인상했다. 이에 한우불고기버거 단품은 기존 5700원에서 6200원, 한우불고기콤보는 6700원에서 72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이에 통새우스테이크버거는 단품 판매가격이 기존 6900원에서 7300원으로 5.8%, 세트는 8900원에서 9300원으로 4.5% 인상됐다. 같은 시기에 출시된 통새우와퍼 역시 단품 가격이 5900원에서 6300원으로, 세트는 7900원에서 8300원으로 각각 400원씩 올랐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인상에 대해 같은 업계에서마저도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가격인상으로 소비자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햄버거업계의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아침, 점심시간대가 편의점 도시락 시장에 밀리면서 타격을 받고 있는데, 편의점 도시락에 밀리는 이유 중 하나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라는 것이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의 주력 도시락 가격은 3500~45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CU 백종원의 한판도시락(3500원), 매콤불고기정식(3900원), 매콤돈까스정식(4500원), GS25 김혜자의 등심돈까스(4500원), 명가바싹불고기(4000원), 명가소갈비(4500원), 철판볶음밥(4300원), 세븐일레븐 혜리의 11찬도시락골드(4900원), New11찬도시락(4500원), 7찬도시락(3900원) 등이다.
그러나 햄버거 세트는 5000원대를 훌쩍 넘는다. 일례로 버거킹이 올 겨울 한정 메뉴로 내놓은 '리치테이스트 스테이크버거'의 경우 단품이 7300원이고 세트는 9300원이다.
햄버거업계 관계자는 "최근 햄버거업계서 '수제버거다, 프리미엄 버거다'하면서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진정한 프리미엄의 가치는 비단 비싼 가격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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