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교수, 도로교통공단 토론회에서 적성·신체 검사 등 강화 촉구
#2. 74세 박모씨는 요즘 운전 중 순발력ㆍ판단력ㆍ기억력이 떨어지면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수도 없이 냈다. 신호등을 건너려다 뒤늦게 브레이크를 밟아 뒷 차와 추돌하고, 차선을 잘못 들어가 뒤늦게 핸들을 급하게 꺽다가 옆 차와 부딪히기도 했다. 얼마 전엔 깜박 잊고 핸드브레이크를 풀지 않은 채 차를 이틀간이나 몰다가 타이어에 화재가 났다. 본인은 "실수일 뿐, 아직은 운전할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옆에서 보는 이의 마음은 조마조마 하다. 박씨의 부인은 "같이 차를 타고 가면 조마조마해서 긴장을 안 할 수가 없다. 하루 빨리 자율주행차라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홍창의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는 최근 열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통정책 대응을 위한 공동 학술대회'에서 '자율주행시대 노령자 교통사고 예방대책' 발제를 통해 고령운전자 교통 사고 증가의 심각성을 지적한 후 1년마다 신체검사를 실시하는 프랑스, 치매 검사까지 하는 일본 등의 사례를 들면서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전국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00년 말 기준 29만481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15년말 기준 23만2035건으로 감소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이 기간 동안 1만236명에서 4621명으로 53.9%나 줄어들었다. 단속 강화, 보행 환경 개선, 운전자 관리 등에 따른 효과였다.
그러나 만 65세 이상 고령자 교통사고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2011년 2만6483건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3만6053건에 달했다. 특히 고령자가 차를 몰고가다 교통사고를 내는 경우가 급증했다. 2011년 1만3596건에서 매년 2000건 안팎 증가해 2015년엔 2만3063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 수도 605명에서 815명으로 34.9% 늘어났다.
또 개인택시 등 영업용 운전자의 경우 60대 이상이 40%가 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홍 교수의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 70세 이상 운전자에 대한 안전교육 의무화, 75세 이상 치매 검사 등 인지기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도 만 60~76세엔 1~2년 마다, 76세 이상에 대해선 매년 적성 검사를 하도록 의무화했다.
홍 교수는 "노인단체들이 일괄적 적용을 제고하라며 반발하지만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관리 강화의 필요성이 당연하다"며 "졸음 운전, 음주 운전 못지 않게 건강치 못한 노령 직업 운전자도 위험하다. 향후 고령운전 면허자에 대한적성 검사를 연령별 맞춤형으로 보완해 부적격 운전자를 가려낼 수 있도록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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