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시인 인터뷰 "최게이트, 일부 지도자 수준 낮아 일어난 일"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최순실 사태는 우리 사회 부패한 부분의 한 모습입니다. 대한민국의 자유는 아직 건강하고 희망적입니다. 그렇게 절망적이지 않아요. 일부 지도자들의 잘못이지 우리 전부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신경림 시인은 21일 아시아경제와 전화 인터뷰에서 "더 높아진 수준의 민주주의 시민의식를 갖춘 국민들을 정치인들이 수용하지 못 하고 있다"며 "결국 탄핵으로 가는 과정에서도 관련된 사람들이 반성하거나 잘못됐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는 정치하는 사람들, 일부 지도자들의 수준이 낮아 일어난 일"이라고 덧붙였다.
시인은 "앞으로 문학으로 할 일이 참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현실 앞에 우리가 눈 감고 있어서는 좋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라며 "현실을 깊이 인식하고 극복하는 길을 찾을 때 좋은 문학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경림 시인은 1955년 '문학예술'에 '낮달', '갈대' 등이 추천돼 등단했다. 주로 농촌을 배경으로 우리의 현실과 한, 울분, 고뇌 등을 다룬 시를 썼다. 1973년 시집 '농무'로 이름을 알렸다.
검열을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알려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 시인은 "문학과 예술은 자유스럽게 놔두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고 극도로 자유스러울 때 좋은 작품이 나온다"며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글 쓰게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하는 사람들이 문학이나 예술을 자기들 마음대로 지배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정부는 문학, 예술을 그냥 자유스럽게 하게 놔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인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떤 한 개인의 권력과 욕망에 의해서 움직이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며 "시스템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회가 돼야지 개인의 성격 같은 것에 의해서 움직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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