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오봉역 시멘트 물류저장기지 가보니…출하량 반토막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철도화물기지에 멈춰 서 있는 시멘트 화물열차. 철도노조 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률이 급감하면서 오봉역 주변에 모여 있는 시멘트업체 저장고 재고도 바닥나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1일 오후 경기도 의왕 오봉역 철도화물기지 인근에 있는 한일시멘트 유통기지. 수도권 레미콘 업체들에 공급할 시멘트 출하를 맡고 있는 이곳의 사일로(저장고) 재고가 바닥나면서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었다.
평소라면 저장고에 시멘트 재고가 남아 있어 안정된 물량 공급이 가능하지만 지금은 거래처에 제한 출하를 하고 있다. 평소 이곳 유통기지에 화물열차로 운송되는 시멘트가 일 평균 2200t 정도인데 현재는 1200t 수준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동조합의 파업이 한 달 넘게 장기화되면서 시멘트 업계의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률이 급감하면서 전국 각지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된 시멘트를 제대로 운송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노조는 지난 9월27일부터 지금까지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오봉역 철도화물기지 주변에는 한일시멘트를 비롯해 현대시멘트와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 등 총 7개 시멘트 업체의 저장고들이 모여 있다.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멘트 물류저장기지다. 저장능력은 총 13만t 수준이다. 철도노조 파업 전만 해도 일 평균 출하량이 1만2000t 정도였지만 지금은 5000~7000t 수준으로 급감했다.
공급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추가 물류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육로대체 운송 화물차인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로 철도운송 차질을 메꾸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수송 차질에 따른 미판매 손실 금액과 대체수송 운임 증가 등 피해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철도노조 파업으로 1만~1만5000t의 출하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멘트 생산과 출하의 차질은 연관 산업인 레미콘 업계와 건설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멘트는 레미콘의 주원료다. 이 때문에 시멘트 수요처 대부분도 전국 각지의 레미콘 업체다. 철도노조 파업이 더 장기화돼 시멘트 공급이 중단될 경우 레미콘공장 가동과 건설현장 작업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한찬수 한국시멘트협회 차장은 "현재 수도권 철도운송 유통기지의 시멘트 재고량은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완전히 소진됐다"며 "철도노조 파업 이후 지금까지 피해액은 약 35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도노조의 반복되는 파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법상 필수운행 대상에 화물열차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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