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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전쟁 ③]가계소득 증대세제…짧은 기간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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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업소득 환류세제' 압박
임금보다 배당이 더 많이 늘어

지난해 기업투자 100조 VS 임금인상 4.8조
내년말까지 한시 적용…효과 의구심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지난해 실시된 가계소득 증대세제 3개 패키지는 기업소득을 가계로 돌리도록 유도하겠다는 경제부양책이었다.

배당소득과 근로소득 증대세제는 배당과 임금 증가를 장려하기 위한 것이며,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일정 수준으로 투자·배당·임금증가를 하지 않는 기업에 10% 세율로 법인세를 추가 부과하는 제도다. 2017년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가계소득 증대세제 도입 이후 기업의 배당금액은 전년 대비 25.1%로 크게 증가했지만 임금과 투자는 2009~2014년 증가율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글로벌 교역 감소 등이 겹치면서 투자 증가율은 되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정부는 배당만 늘어나는 문제점을 개선키 위해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투자, 임금증가, 배당에 대한 가중치를 기존 1:1:1에서 1:1.5:0.8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배당 대신 임금증가를 유도하겠다는 방안이지만 기업들이 참여할 인센티브가 적고, 적용기간도 1년에 불과해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우선 기업들이 임금보다 투자나 배당에 더 긍정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기획재정부가 12월 결산 법인의 지난해분 환류세 신고 실적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2845개 법인이 139조5000억원을 투자·임금 증가·배당 등에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세부 내역을 보면 투자에 100조8000억원, 배당에 33조8000억원 등을 지출한 반면, 임금 증가액은 4조8000억원에 불과했다.

임금을 올리는 것보다 투자나 배당에 더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0~2015년의 종업원수, 임금, 투자, 배당 증가율의 변동성을 살펴본 결과, 임금, 종업원수, 투자, 배당 순으로 변동성이 작았다. 즉 기업이 임금이나 고용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배당은 기업 상황에 따라 단기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 변동성이 크고 투자의 경우에도 거시경제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내년에만 적용되는 제도의 한계도 드러난다. 지난 8월 한국재정학회 주관으로 열린 세제개편안 라운드 테이블에서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기업의 의사결정이 배당(단기), 투자(10년), 임금(20~30년) 순으로 지속되는 특징을 가진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가계소득 증대세제가 내년 연말까지 적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기업들이 배당을 통해 환류기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박용주 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은 “기업들이 환류제세의 10% 세율을 적용받기보다는 향후 필요한 업무용 승용차나 소모성 제품 등을 미리 앞당겨서 구입해 과세를 회피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는 것”이라며 “향후 발생할 투자를 현재 시점에서 발생시키는 등 중장기 시점으로 보면 정책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만우 고려대 교수는 “기업의 사내 유보금에 대한 해석을 잘못해 법인이 이익을 뽑아서 억지로 배당을 하거나 투자를 하게 몰아붙인 측면이 있다”며 “배당보다는 회사가 성장해서 주가가 올라야 주주가 이익을 보는데 기업의 장기 투자 사이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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