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탈락 후 자진사퇴 "우승 못하면 물러나는 것"
'삼성 왕조' 류중일 재계약 불발
"책임질 부분 있으면 책임지겠다"…김경문, 시즌 후 거취 관심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가을야구 열기가 뜨겁지만 시즌을 일찍 끝낸 팀들은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사령탑의 물갈이도 분주하다. 소속 팀의 포스트시즌 경기가 끝나자마자 사퇴한 염경엽 감독(48·넥센)을 포함, 프로야구 네 팀에 변화가 생겼다. 연쇄 이동의 소용돌이가 시작됐다.
염 감독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에 4-5로 져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탈락한 뒤 "4년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우승하지 못해 구단과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사퇴를 발표했다. 2012년 넥센 지휘봉을 잡은 뒤 이듬해부터 4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고, 2014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냈으나 정상에 오르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그의 임기는 내년까지였다.
삼성 지휘봉을 내려놓은 류중일 전 감독(53)에 대해서도 말했다. "계속 좋은 성적을 내다가 한 시즌 실패했는데 바로 물러났다. 한 번쯤 기회가 있었으면 했는데 아쉽다. 그것이 감독의 숙명"이라고 했다. 정규시즌을 9위로 마친 삼성은 김한수 타격코치(45)를 새 사령탑으로 정하고 17일 취임식을 했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훨씬 좋은 결과를 내고도 사퇴했다. 구단에서도 발표 시기만 논의하지 않았을 뿐 염 감독의 의중을 짐작하고 있었다고 한다. 시즌 막판 염 감독이 SK로 간다거나 선수단 운영 문제로 구단과 갈등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거취 문제로 잡음이 일자 염 감독은 "자꾸 흔들면 다 내려놓고 팀을 떠나겠다"고 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NC도 포스트시즌 이후 김경문 감독(58)의 거취를 살펴야 한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난다. 임기 마지막 해는 악재가 겹쳤다. 승부조작과 사생활 논란, 음주 운전 등 선수단 내 사건사고가 속출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질 생각"이라고 했다.
2014년 부임해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김성근 한화 감독(74)은 일부 팬들이 경질을 요구하는 등 입지가 흔들린다. 2년 연속 최하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kt 위즈는 3년 계약이 끝난 조범현 감독(56) 후임으로 김진욱 전 두산 베어스 감독(56)을 영입해 18일 취임식을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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