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한국은행이 부진한 경기회복세를 반영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보다 0.1%포인트 낮춘 2.8%로 조정했다. 단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과 같은 2.7%를 유지했다. 이 전망대로라면 우리 경제는 작년 2.6%에 이어 내년까지 3년 연속 2%대 성장에 그치게 된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올해 경제성장률 2.7% 달성 전망에는 어려움이 없다"며 "내년도 2.8% 성장률 자체도 낙관적인 숫자는 아니며 상하방 리스크를 모두 고려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내년에는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교역량도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수출량이 올해보다 나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설비투자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전망을 부문별로 보면 올해와 내년 모두 건설 투자는 지난 7월 전망 때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설비투자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3개월 전 건설투자가 올해 하반기 3.9%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던 것을 10.7%로 조정했다. 이에 올해 연간 건설투자는 당초 전망치 6.7%보다 3.8%포인트 오른 10.5%포인트 성장할 것으로 봤다. 내년 건설투자 성장률 역시 기존보다 1.1%포인트 오른 4.1%로 올렸다.
설비투자의 부진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올 하반기 설비투자 성장률은 -4.2%로, 3개월전(-0.6%)보다 대폭 낮췄다. 이에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1%에서 -3.9%로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됐다. 내년 역시 성장률 전망치가 3.2%에서 2.3%로 0.9%포인트 떨어졌다.
한은은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1.0%로 낮추고 내년 전망치는 1.9%를 유지했다. 올해 중 저유가의 영향으로 낮은 오름세를 지속했던 소비자물가가 연말로 갈수록 석유류 가격의 물가 하락압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오름세가 확대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내년에는 국제유가 상승, 국내경기의 완만한 성장세 등에 따라 상반기 중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내수기여도는 올해 2.2%포인트에서 내년에 1.9%포인트로 하락하는 반면 수출 기여도는 0.5%포인트에서 0.9%포인트로 상승할 것"이라며 "단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됨에 따라 국내총소득 증가율(2.2%)이 GDP 성장률(2.8%)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970억달러로 기존 전망치보다 20억달러 늘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800억달러로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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