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박희준의 육도삼략]印·필리핀 무기지원, 中 견제나선 일본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인도에 16억 달러 규모 US-2 저가 수출 추진...필리핀에 함정 무상 지원

[아시아경제 박희준 편집위원]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이 우군을 확보해 중국을 간접 견제하는 포위 전략을 쓰고 있다. 바로 인도와 필리핀에 다량의 무기를 지원해 중국을 견제하는 방안이다.

일본과 인도는 오랜 우방국. 일본은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전쟁을 벌일 때 지원했고 인도는 일본이 2차 대전 패전 이후 도쿄에서 국제 전범 재판이 열렸을 때 일본에 호의적 판결을 내려 두 나라는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다. 1998년 인도의 핵실험 이후 일본이 인도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하면서 양국관계가 냉각됐지만 이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2차 대전 당시인 1941년 12월8일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한 같은 시간에 필리핀을 침공해 점령했다. 필리핀은 동남아시아로 갈 수 있는 중요한 군사 요충지였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는 1년여 뒤인 1942년 1월2일 함락됐다.이런 쓰라인 역사를 가진 두 나라는 중국 견제를 위해 손을 맞잡았고 일본은 안보 측면에서 필리핀의 든든한 협력자가 됐다.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두 나라를 똘똘 뭉치게 한 것이다. 일본은 최근 필리핀에 해안경비정을 제공한 데 이어 두 척의 대형 초계정을 제공하기로 필린핀과 합의했다.

일본은 과연 어떤 속셈일까. 일본 국정책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Defense Studies)의 사타케 토모히코 펠로우는 지난 8월30일 일본의 영자지 재팬타임스에 기고한 '일본의 아세안국가 국방외교'라는 글에서 일본이 남중국해 국가와 인도에 대한 장비를 지원하는 것은 전쟁과 평화의 중간 지대인 회색지대( gray zone) 상황이 분쟁으로 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련국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지 그 자레로는 이들 나라의 군사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물론 그럴 것이지만 중국을 놓고 보면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이들 국가의 역량을 키운다고 보는 게 온당하다.

일본이 수출을 추진 중인 해상자위대의 구난 비행정 US-2

일본이 수출을 추진 중인 해상자위대의 구난 비행정 US-2

AD
원본보기 아이콘
◆日, 印에 해상초계기 등 16억달러 규모 무기 수출=인도의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12일 일본이 16억달러 규모의 무기와 장비를 인도에 저가 수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는 돈벌이 때문에 아니라 일본과 인도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방위성 고위 관계자는 자국산 최신 수색구난 비행정 US-2 12대를 인도에 판매하는 협상에서 최대한 가격을 낮출 의향을 밝혀 타결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일본은 1967년부터 시행한 무기수출금지 조치를 2014년 완화했다.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모디 총리는 지난해 방산 장비와 기술을 이전하는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따라서 인도가 이 무기를 도입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공산이 크다.

일본 신메이와사가 개발한 US-2는 2007년부터 실전 배치된 이후 4기가 해상자위대에 배치됐다. 1대 당 가격은 약 100억엔이다. US-2는 길이 33.3m, 날개너비 33.2m, 높이 9.8m의 크기에 프로펠러 엔진 4개를 탑재하고 있다. 최대 이륙중량은 47.7t이다. 최대 속도는 시속 560㎞ 이상, 항속거리는 4500㎞ 이상이다. 수상에서 490~1500m를 달려 이륙할 수 있다는 게 특장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20명을 태울 수도 있다.

US-2 수출 교섭이 타결하면 중국과 영토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인도와 일본이 상호 국방과 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상징적인 조치로서 중국에는 상당한 경고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인도는 US-2를 도입해 중국 군함과 잠수함의 출현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는 인도양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에 배치해 경계 감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가격과 기술이전 문제로 난항을 겪기도 한 양국 간 US-2 교섭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연례 정상회담을 위해 방일할 때 크게 진전할 수 있을 것으로 일본 측은 전망하고 있다.

일본이 필리핀에 임대할 해상자위대 소속 TC-90 훈련기

일본이 필리핀에 임대할 해상자위대 소속 TC-90 훈련기

원본보기 아이콘


◆필리핀에 1000t급 대형 함정 제공키로=일본은 필리핀과 약 100억페소(미화 2억1500만달러) 규모의 대형 해양경비정 2척과 해상자위대소속의 TC-90 해상 초계기를 최대 5대를 임대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라오스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첫 회담을 갖고 공식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필리핀은 이를 위해 항공기 승조원의 훈련과 항공기 유지를 지원하기로 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 함정은 164억엔 규모의 엔차관 지원을 받아 일본에서 건조돼 필리핀 해양경비대에 인도된다.

이를 놓고 외교전문매체 '더디플로맷'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내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공통의 우려로 양국관계가 강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이 건조해 필리핀 해양경비대에 인도한 다목적함. 일본은 총 10척을 2018년까지 인도할 계획이다.

일본이 건조해 필리핀 해양경비대에 인도한 다목적함. 일본은 총 10척을 2018년까지 인도할 계획이다.

원본보기 아이콘


중국은 연간 5조달러 규모의 해상 물동량이 지나는 남중국해 전체를 자국령이라고 주장하면서 해상 안보능력이 취약한 필리핀의 영유권 주장을 완전히 무시한 채 필리핀에 인접한 남중국해 황옌다오(스캐보러 섬)에 준설선과 다른 장비를 파견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이 곳에서도 섬을 개간해 인공섬을 만들고 여기에 레이더 기지를 설치하고 활주로를 건설해 결국 남중국해 전체를 자국의 방공식별구역 안에 넣으려는 게 아니냐는 필리핀 등의 염려가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일본이 필리핀에 인도할 경비정은 비록 두 척이지만 그것이 갖는 의미는 크다. 이 경비정은 길이 90m의 다목적 해양경비정(MRRV)으로 필리핀에서는 대형 함정이라고 할만하다. 이들 함정이 남중국해 초계에 나설 경우 중국의 일방 통행식 행동을 어느 정도 저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필리핀은 앞서 일본에 1000t급 경비정 2척, 180t급 소형 경비정 10척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해 수백억엔 규모의 엔 차관을 공여하는 한편 10억엔 규모의 무상 자금 협력으로 필리핀 연안 경비대 운용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협력의 결실로 첫 번째 MRRV가 이 지난달 필리핀에 인도됐다. 해상 초계, 인도적 지원, 재난구호 등에 쓰일 이 경비정은 일본의 차관 지원으로 필리핀 무역 및 통신부(DOTC)와 일본해양연합회(JMUC)가 지난해 체결한 1억9100만달러(88억 페소) 규모의 MRRV 10척 건조 계약에 따른 첫 함정이다. 이 함정은 지난 5월 진수됐으며 길이 44m, 너비 7.5m, 선수에는 20㎜ 기관포가 설치돼 있다. 일본은 나머지 9척을 2018년 3월까지 모두 인도할 계획이다.

주목할 것은 또 있다. 바로 퇴역한 TC-90 초계기 임대다. 최대 5대라고 하지만 4대 임대가 유력하다. 미국의 비치크래프트사가 만든 상업용 항공기 C90을 기반으로 한 다목적 항공기로 터보프롭 엔진 2개를 달고 있다. TC-90은 모델 90시리즈에 속한 것으로 공식 이름은 킹에어(King AIR)이다. 1963년 첫 비행을 한 이후 3000여대가 생산됐다. 일본은 이 항공기를 해상자위대 훈련기로 써왔다.

그럼에도 이 항공기는 필리핀 해군이 운용중인 해상초계기 BN-2T 아일랜더보다 성능이 월등히 좋다. TC-90은 최고속도 시속 500㎞, 순항속도 416㎞, 최대 항속거리 2446㎞, 최대 이륙중량 4.58t으로 BN-2T( 시속 315㎞, 시속 278㎞, 1349㎞, 2.994t)에 비해 월등하다. 같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다면 더 고속으로 비행하는 만큼 더 먼 거릴 비행해 더 많은 지역을 초계비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한국이나 일본이 보유한 P-3C에 비하면 비교 상대가 안 돼지만 비용 대 효과 측면에서 필리핀에 딱 맞는 해상 초계기가 아닐 수 없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25일만에 사의…윤 대통령 재가할 듯 [포토] 12년만에 서울 버스파업 "웰컴 백 준호!"…손흥민, 태국전서 외친 말…역시 인성갑

    #국내이슈

  • "애플, 5월초 아이패드 신제품 선보인다…18개월 만" 디즈니-플로리다 ‘게이언급금지법’ 소송 일단락 '아일 비 미싱 유' 부른 미국 래퍼, 초대형 성범죄 스캔들 '발칵'

    #해외이슈

  • 올봄 최악 황사 덮쳤다…주말까지 마스크 필수 [이미지 다이어리]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푸바오, 일주일 후 中 간다…에버랜드, 배웅시간 만들어

    #포토PICK

  • 첨단사양 빼곡…벤츠 SUV 눈길 끄는 이유 기아, 생성형AI 탑재 준중형 세단 K4 세계 첫 공개 벤츠 G바겐 전기차 올해 나온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국가 신뢰도 높이는 선진국채클럽 ‘WGBI’ [뉴스속 용어]코코아 t당 1만 달러 넘자 '초코플레이션' 비상 [뉴스속 기업]트럼프가 만든 SNS ‘트루스 소셜’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