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대통령은 집권 하자마자 브라질이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지 못하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취임 1년 도 지나지 않아 부정 혐의를 받은 장관 7명을 경질하는 등 '부패와의 전쟁'을 하면서 물류인프라 구축을 위한 성장촉진프로그램을 추진하는 한편 단기간 내에 이공계 고등인력을 양성하고자 '국경 없는 과학 프로그램'이라는 10만 인재양성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브라질의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가운데 호세프 대통령은 2014년 10월 재선에 도전하면서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뿌리 뽑기 위해 정당법 개정 등 정치개혁을 단행하겠다며 정면 돌파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최대 연정 파트너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과 불협화음이 일면서 결국 지난 3월 PMDB 당이 연정을 탈퇴하고, 호세프 대통령 탄핵이 의회에서 추진됐다.
탄핵의 표면상 이유는 2014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감추고자 국영은행의 자금을 사용한 재정회계법 위반이다. 브라질사민당(PSDB)의 까르도주 대통령과 퇴임 시 87%라는 경이로운 지지율을 기록한 룰라 대통령도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관례적으로 국영은행의 자금을 사용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호세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달 31일 상원 전체회의에서 탄핵이 결정됐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을 모니터링 하면서 개혁, 특히 정치적 지지기반이 없는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것을 재삼 느꼈다. 호세프 대통령은 젊은 시절 군사독재에 무장혁명을 추진하다가 옥고를 치른 후 대학에서 경제를 공부하면서 합법적인 정치투쟁의 길을 택했다. 지방정부의 재무국장과 에너지부장관 등을 지낸 후 노동자당의 룰라 정부에 입각하면서 정치인이자 행정가로 급성장 한 인물이다.
호세프는 그 어느 정치인보다 브라질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2011년 집권 이후 부정부패, 관료주의, 부족한 인프라, 불안한 치안 등 브라질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5년 집권 2기가 출범하자마자 대선 시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정치개혁을 추진했으나 이 과정에서 소통부족으로 야당은 물론 9개 연정 파트너 정당 중 최대 정당인 PMDB당과의 마찰을 빚게 되고, 결국 재정회계법 위반을 빌미로 탄핵을 당하게 됐지만, 실질적인 탄핵 이유는 지속되는 경제난과 정·관계 부정부패 의혹으로 민심이 떠난 상태에서 정치력 부족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밀려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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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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