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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떫은 밧줄' 타고 광대한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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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
300여 작가의 소장품, 자료, 신작 등 560점 전시

백남준의 '다다익선'과 이승택의 '떫은 밧줄'

백남준의 '다다익선'과 이승택의 '떫은 밧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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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TV 모니터 1003개로 쌓은 탑. 백남준은 '다다익선'이라고 명명했다. 어떤 물건이 많아서 좋다는 의미가 아니다. 수신(受信)의 절대수를 뜻한다. 오늘날 매스커뮤니케이션의 구성 원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3층 높이의 작품 주위에 1500m 길이의 밧줄이 이리저리 펼쳐졌다. 긴장된 에너지의 응축된 흐름을 타고 다다익선과 수직으로 맞닿는다. 백남준과 동년배인 작가 이승택의 '떫은 밧줄'이다. 작가와 우주, 현세와 이승,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매개로 초자연적인 기를 설정했다. 샤머니즘의 전통을 소통 도구로 한다는 점에서 다다익선과 닮았다. 이때 작품은 유토피아를 향한 메시지를 발산하는데 머물지 않는다. 예술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성찰을 통해 우주라는 무한 광대한 세계로 관객을 인도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19일 개관 30주년을 맞아 특별전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를 열었다. 300여 작가의 소장품, 자료, 신작 등 560점을 전시한다. 작품이 탄생하는 시대적 배경과 제작, 유통, 소장, 보존, 소멸, 재탄생의 생명주기, 작품의 운명 등을 집중 조명한다. 현대미술관은 "작품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작가, 미술계, 미술제도, 미술사, 관객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예술의 전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며 "현대미술 작품이 제도(미술관) 내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여러 논의들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불의 '취약할 의향'

이불의 '취약할 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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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크게 '해석', '순환', '발견'으로 나뉜다. 해석에서는 서로 다른 분야의 작가, 기획자, 연구자들에게 소장품을 기반으로 한 신작 제작을 의뢰해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소통 방식을 살펴본다. 떫은 밧줄을 비롯해 이불의 '취약할 의향', 박기원의 '도원경', 윤동천의 '색상선호도조사', 이정진의 '바람 07-84', 김두진의 '대지', 정은영의 '정동의 막',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정신대' 등을 소개한다. 김남수가 기획한 퍼포먼스 '태평양 극장', '24시간 렉쳐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무용, 음악, 공연, 재연도 곁들인다.

변관식의 '농촌의 만추'

변관식의 '농촌의 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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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에서는 흥미로운 이면을 지닌 소장품들을 나열해 뒷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완성작의 초기 모습이 담긴 밑그림을 비롯해 각종 자료들을 함께 전시해 작품의 탄생 과정에 얽힌 비밀을 풀어준다. 박래현의 '노점',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 변관식의 '농촌의 만추', 박서보의 '원형질 1-62', 임숙재의 '동식물도안', 김세중의 '토르소', 정연두의 '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 등이다.

정병국의 '의지있는 아다지오'와 '해변'

정병국의 '의지있는 아다지오'와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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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에서는 소장품과 작가의 현재를 연결해 보다 새롭고 구체적인 맥락을 선보인다. 그간의 고립된 시간을 넘어 살아있는 시간, 작동되는 시간과의 만남으로 나아간다. 고낙범의 '포트레이트 뮤지엄-신체에서 얼굴로', 이상현의 '잊혀진 작가의 여행', 코디 최의 '원반 던지는 사람', 이기봉의 '날것', 정병국의 '의지있는 아다지오', 김영진의 '잭키의 그네' 등에서 새로운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이상현의 '잊혀진 작가의 여행'과 '문워커'

이상현의 '잊혀진 작가의 여행'과 '문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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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관은 다양한 개별 프로젝트도 병행한다. '기억의 공존'을 통해 현대미술관이 건물을 신축하게 된 사회·문화적 배경 및 의미 등을 살펴보고, '상상의 항해'를 통해 과천관이 건축적으로 가지는 의미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되새긴다. 전시는 내년 2월12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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