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 기일에 현대상선 등 계열사 임직원에 선물…감사와 응원 메시지 담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HMM 임직원들에 보낸 마지막 편지가 그룹 안팎에서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현 회장은 남편 고(故) 정몽헌 회장의 기일인 4일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폭염을 이기라는 의미로 삼계탕과 함께 편지를 보냈다. 현 회장은 특히 핵심 계열사였다가 그룹에서 분리되는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이별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새 출발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현 회장은 이어 "기일을 즈음해 현대상선이 그룹과 이별하면서 현대상선의 발자취를 되새겨 보고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현대상선 임직원들과 이별한다는 것이 아직도 와 닿지 않는다"라며 남편의 기일에 그룹의 뿌리와 같은 현대상선을 떠나보내야 하는 애절함 마음을 드러냈다.
현 회장은 "많은 노력과 희생이 있었지만 상선의 더 큰 도약과 번영을 위한 것이며 새롭게 마련된 기반을 바탕으로 최선두 글로벌 선사로 성장하길 바란다"라며 임직원들을 다독였다. 현대상선 한 관계자는 "새출발을 앞둔 상황에서 삼계탕 선물과 편지를 받아 들고 마음이 울컥했다"면서 "40년간 몸담았다가 그룹을 떠나는 임직원을 응원하는 마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을 떼어낸 현대그룹은 자산규모 2조7000억원대의 중견그룹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현정은 회장은 현대엘리베이 터와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재도약에 나설 계획이다. 그룹 주력사인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점유율 40% 이상 점하고 있는 국내 1위 승강기업체다. 작년 기준 매출액 1조4487억원, 영업이익 1565억원 규모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지난해까지는 지분 18.5%를 보유한 현대상선이 지분법 손실 1233억원을 떠안기면서 지난해 약 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상선이 지분법 대상에서 제외되는 올 3분기부터 순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해 현대아산, 현대글로벌 등 모두 17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현대아산은 정몽헌 회장의 유고로 현정은 회장이 가장 애정을 가진 계열사로 전해진다. 대북사업을 하는 현대아산은 남북관계 경색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탄산수 수입 등 신사업 진출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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