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태우 인턴기자] 고려대 학생들이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단톡방)에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비밀그룹에서도 동료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 등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고려대와 학생들에 따르면 고려대의 한 학과 학생 30여명은 지난해 5월부터 페이스북에 '고추밭'이라는 이름의 비공개 그룹에서 성소수자 비하, 특정 학과 여학생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성희롱성 발언을 일삼았다.
가해학생들은 “여자 선배와 밥약(밥 약속) 후 걸어가다가 소중이(남성의 성기를 일컫는 말)가 서버렸다. 앞으로도 이러면 어쩌냐”, “왜 이렇게 우리과 여자애들은 안 설레죠? 레알(진짜) 의문(이다) ㅎㅎ” 등 여학생을 성적 대상화하고 성희롱 발언을 제보해 게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페이스북 페이지에 “방학이라 심심하신 분들~ 팔운동 좀 하세요~”라는 글과 함께 몰래카메라 사진ㆍ음란물을 공유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대책위가 학과 학생회장에게 사과문을 쓸 것을 요구하자 학생회장이 도리어 피해 신고인을 남학생 단톡방에 초대해 신고인의 신원과 문제제기 사실을 노출시켰다고 말했다.
또 대책위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이 피해자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달라', '누구에게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말하는 등 추가 가해를 했고 이후 전달한 사과문에서도 "문제의 게시물은 작년 1학기에 올라온 글이며 이후 철저한 필터링을 시행해 이후에는 일상적 게시물만 올라오고 성적 대상화가 포함된 글은 더 이상 없었다"고 가해 사실을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지난달 22일 이 사건을 교내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해 재발방지 등 중재를 요청한 상태다.
고려대 관계자에 따르면 양성평등센터에 사건이 접수되면 학칙 위반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징계 필요성을 검토하게 된다.
김태우 인턴기자 ktw103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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