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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의 매력 부활, '아재파탈'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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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초월한 센스남, 패션·유머·소통 다 가졌다

중년남의 매력 부활, '아재파탈'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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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오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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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중견기업 임원 서모(57)씨는 20대 딸에게 끊임없이 패션조언을 구한다. 서씨는 젊은 남성들이 즐겨 신는다는 디자인의 로퍼를 즐겨신는다. 얼마 전엔 여름 휴가 때 입을 파란색 9부 바지도 샀다. 서씨는 "아저씨라고 아저씨옷만 입으면 더 나이 들어보인다"며 "잘 꾸미고 다니면 어린 직원들과 할 말도 생기고, 젊어지는 기분이다. 기분 좋으라고 하는 소리겠지만 가끔 30대로 보인다는 소리도 듣는다"며 웃었다.

◆'아재' 치명적 매력속으로=바야흐로 '아재'의 시대다. 과거 유행에 뒤떨어지는 패션으로 무시당하던 중년 남성들이 '아재'라는 친근하고 정겨운 이미지로 급부상했다. 아재가 진화한 버전인 '아재파탈'이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아재파탈은 아재+옴므파탈('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라는 뜻의 프랑스어)의 합성어다. 주로 젊은 패션감각과 센스있는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중년남성들을 묘사할 때 쓰 는 표현이다.

연예인 중 20대 여자 아이돌 띠동갑 넘는 '아재남친'들이 많아지면서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 배우 조진웅·이서진·에릭·진구 등이 여심을 흔들면서 아재파탈 열풍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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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빛나는 아재들의 '미모'=아재파탈은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 골드파파(패션과 미용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중년 남성)와도 비슷하다. 아저씨의 전유물인 배바지, 양말에 샌들은 절대 사절이다. 이발소에서 아무렇게나 자른 아저씨 스타일도 거부한다. 요즘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롤 업(바지밑단을 접어입는 것)패션'은 기본이고 '투블럭(윗 머리랑 옆머리랑 길이 차이를 다르게 두는 머리스타일)'도 거뜬히 소화한다. 탈모를 방지하기 위한 두피관리를 받기도 한다.

피부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자영업자 이모(46)씨는 마트에 가면 마스크팩을 꼭 구매한다. 이씨는 "집에서 아내와 딸이 하는 것을 보니 좋아보여서 하기 시작했다"며 "요즘은 남자들도 다 피부관리하는 시대다. 피부가 좋으면 더 어려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들은 신소비세력으로 급부상했다. 11번가에 따르면 전체 남성구매자 중 405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분기 36%에서 올해 1분기 41%까지 올라섰다. 4050세대 남성의 거래액이 크게 증가한 카테고리는 브랜드잡화(82%), 수입명품(51%), 화장품·향수(50%) 등이었다.

◆쿨하게 ㅇㅈ? 인정하는 아재=아재파탈로 거듭나려면 '개저씨(개+아저씨, 여성이나 약자에게 진상부리는 아저씨를 비하 하는 용어)'의 면모는 버려야 한다. 여자 혹은 식당 직원이 어려보인다고 반말을 한다거나,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태도는 절대 금물이다. '우리 때는 말이야' '술은 여자가 따라야 제 맛' 등의 말을 했다간 아무리 외모를 가꿔도 '아재 파탈'이 될 수 없다.

중소기업 신입사원 강모(28)씨는 "가끔 40대 팀장이 꼰대나 개저씨 등이 나온 기사들을 보고서 진상이라고 욕을 한다"며 "본인도 정작 '요즘 젊은 애들은 회사를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 등의 말을 하면서 자신은 쿨한척해서 기가찬다"고 설명했다.

아재파탈들은 연륜에서 나오는 경험과 속깊은 생각으로 매력을 뽐낸다. 이들은 자신보다 어린 사람의 의견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며 이야기도 잘 들어준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틀린 줄 알면서도 억지를 부리지 않고 쿨하게 인정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미주알 고주알 잔소리보다 가끔 무심한듯 유용한 조언을 해주면 아재파탈의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이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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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개그'는 덤이다

Q.인도는 지금 몇시일까?
A.인도네시아

Q.비가 한시간 동안 오면?
A.추적60분

Q.바다에 살고 있는 오리는?
A.미더덕

Q.얼음이 죽으면?
A.다이빙

Q.서울대가 추우면?
A.서울시립대

◆그래도 아저씨? 아니면 아재파탈?=아재들의 개그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그들도 안다. 하지만 반응이 안좋을지라도 '피식'거리는 웃음일지라도 소통을 원한다. 젊은층의 인터넷 용어는 따라잡지 못하지만 썰렁한 유머를 통해서라도 소통하려고 하는 노력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닐까. 자, 이제 결정해보자. 아저씨가 될 것인가. '아재파탈'이 될 것인가.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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