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치며 사업 '휘청'…시장경쟁은 치열해지는데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롯데그룹이 비자금 조성 등 의혹으로 검찰의 전방위 압박수사를 받으면서 최근 내부 악재까지 겹친 홈쇼핑, 면세점 등 계열 회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악재가 터진 데 이어 그룹 비자금 의혹까지 급부상하면서 대응전략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점유율 하락도 우려된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하반기 면세점 특허 입찰과 해외 사업장 오픈을 앞두고 등기이사이자 오너일가의 로비의혹과 그룹의 비자금 의혹 악재가 겹쳤다. 검찰은 롯데면세점 등기이사로 있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면세점 입점 및 특혜를 조건으로 수십억원대의 로비를 받았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이 롯데그룹 압수수색을 통해 전방위 압박수사를 시작한 것은 신영자 이사장의 자택 압수수색(2일) 이후 8일 만의 일이다.
연말에는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 결과 발표가 예정돼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월드타워점의 특허 재획득에 실패해 오는 26일 해당 매장의 폐점을 앞두고 있다. 몇개월의 공백이 있더라도 특허를 다시 따내는 데에 현재 주력하고 있지만, 최근의 사태로 여론이 악화돼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롯데면세점 측은 "여론의 영향은 있겠지만, 국내 1위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최대한 특허 재획득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영자 이사장의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등기이사로 재직했지만, 실질적으로 경영적 판단을 하지는 않았다"면서 선을 그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는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6개월 프라임타임 6시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실제 적용은 9월부터다. 롯데홈쇼핑은 당장 대책마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룹이 검찰의 사정대상에 오르면서 뚜렷한 방향을 정하기 힘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일부 계열사들이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이나 신뢰도 타격 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평소 같으면 그룹 차원의 대비책이나 간접적인 지원을 기대했을 상황이지만, 현재는 그룹이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어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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