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진에 미네소타 언론 비판 늘어
라이언 단장 "로스터 제외할 생각 없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타격 부진에 삼진이 늘자 언론의 공격이 시작됐다. 미국 프로야구 진출 후 맞은 가장 큰 위기다.
박병호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 선발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하루 휴식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전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는 결장했다. 오른쪽 손목이 좋지 않다고 한다. 사실은 최근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12일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삼진을 두 개 기록하고 7회말 네 번째 타석 때는 교체됐다. 경기를 마치지 못하기는 지난달 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 이후 한 달여 만이다. 그 때는 첫 타석에서 오른쪽 무릎에 공을 맞자 부상을 우려해 교체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벤치에서 부진을 지켜보다 못해 빼낸 것이다.
삼진도 부쩍 늘었다. 시즌 예순여섯 개로 아메리칸리그 공동 11위. 4월 스물두 개였던 삼진이 5월에는 서른한 개로 뛰었고, 6월에는 열 경기에서 열세 개를 당했다. 한 경기 삼진 두 개 이상을 기록한 경기도 지난달 포함 열네 차례나 된다. 슬럼프가 길어지자 현지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미네소타 지역 매체 '파이어니어 프레스'는 "그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마이너리그에서 조정하는 방법도 있다"고 썼다. 'ESPN 트윈시티'는 "박병호가 매일 출전 명단에 들어갈 만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구단은 아직 박병호를 감싸고 있다. 테리 라이언 미네소타 단장(63)은 "박병호는 한국에서도 삼진이 많았다. 그를 마이너리그로 보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몰리터 감독도 "박병호가 나아져서 돌아오도록 시간을 주겠다"고 했을 뿐 마이너리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병호가 계속 문제를 풀지 못하면 마이너리그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그의 경쟁자인 미겔 사노(23)가 지난 1일 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 'ESPN'은 "사노가 돌아오면 박병호의 출전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송재우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50)은 "메이저리그 투수와의 승부가 까다로운 이유는 공의 빠르기보다 다양한 구종을 원하는 곳에 정확히 던지는 '커맨드'가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박병호도)국내 리그보다 실투를 접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한 가지 구종을 공략하겠다는 노림수로 제 스윙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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