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법관 명예퇴직수당, 잔여임기 기준 산정 정당"
정년보다 임기만료일 먼저 도래하면 임기 잔여기간 기준으로 명예퇴직수당 산정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법관 명예퇴직수당액을 산정할 때 정년보다 임기만료일이 먼저 도래하는 경우 임기잔여기간을 기준으로 명예퇴직수당액을 산정하도록 한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김용덕)는 법관 출신인 신모씨가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낸 '명예퇴직수당지급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패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환송했다고 25일 밝혔다.
신씨는 1991년 법관으로 임용돼 2010년 명예퇴직(당시 51세)했다. 신씨는 퇴직 당시 잔여임기가 1년임을 전제로 명예퇴직수당 2070만원을 수령했다.
법원행정처는 신씨의 법원조직법에 따른 정년은 63세로서 약 12년이 남아 있었으나, 임기만료일이 2012년 2월로 먼저 도래하므로, 임기만료일을 정년퇴직일로 보아 정년잔여기간을 1년으로 산정했다.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 제3조(명예퇴직수당의 지급대상)는 '정년잔여기간의 계산은 법관의 경우에는 정년퇴직일전에 임기만료일이 먼저 도래하는 경우에는 임기만료일을 정년퇴직일로 본다. 다만, 법관의 경우 그 기간은 7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신씨는 해당 조항이 무효라면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신씨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임기의 잔여기간(즉, 다음 연임심사까지 남은 기간)을 법관의 명예퇴직수당 지급액 산정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퇴직 법관에게 연임 제한 사유가 있어 임기만료일 이후에는 법관으로서의 신분이 박탈됨을 전제로 하는 것과 같다"면서 "법관에게 연임 제한 사유가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정년까지 신분보장을 받는다는 헌법과 법률의 취지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2심도 법원행정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이 달랐다.
대법원은 "명예퇴직의 요건인 자진퇴직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된 신분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으로서, 잔여 임기의 장단(長短)은 자진퇴직 여부 및 그 시기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법관 퇴직 당시의 잔여 임기의 장단(長短)에 따라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가 정해지고 그 수당액이 달리 산정된다 하더라도 헌법상 법관 임기제의 본질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자진퇴직하는 법관이 스스로 퇴직 시기를 연임 후 등으로 정해 잔여 임기를 선택함으로써 원심이 들고 있는 불이익을 피할 수 있는 이상, 정년이 유사하다거나 연임 절차가 보장된다는 사유만으로 그와 같은 차이가 자의적이며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명예퇴직한 법관이 미지급 명예퇴직수당액에 대해 가지는 권리는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 결정 절차를 거쳐 명예퇴직수당규칙에 의해 확정된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권리로서, 그 지급을 구하는 소송은 행정소송법의 당사자소송에 해당하며, 그 법률관계의 당사자인 국가를 상대로 제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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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관계자는 "법관에 대한 명예퇴직수당 산정에 있어서, 정년보다 임기만료일이 먼저 도래하는 경우 임기잔여기간을 기준으로 명예퇴직수당액을 산정하도록 한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 제3조 제5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함을 선언한 최초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법원 관계자는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로 결정된 자가 자신이 수령한 명예퇴직수당액이 법령이 정한 정당한 명예퇴직수당액에 미치지 못함을 들어 그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형태는 항고 소송이 아닌 당사자 소송임을 밝힌 최초의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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