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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속도 내는 정부...앞에 놓인 암초 3가지

최종수정 2016.05.18 07:31 기사입력 2016.05.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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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서울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정부가 작년말 한일 간 합의된 ‘일본군 위안부’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합의 무효 주장과 관련 고위 당국자의 사임, 일본 측 소녀상 이전 요구 등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일 양국은 17일 오전 일본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 국장급 협의를 열어 일본군 위안부 합의의 후속조치 등을 논의했다. 우리 측에서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이, 일본 측에서는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각각 참석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재단 설립에 앞서 이달 중 재단설립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어서 준비위 출범 전 한일 간의 막판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정부는 외교부, 여성가족부와 민간인사들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재단설립을 준비해 왔다. 민간 인사로는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참여해 자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의 이행 노력이 ‘공회전’만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우선 그 동안 정부 관계자들이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 협의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해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오히려 이번 합의가 ‘법적 분쟁’으로 의미가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달 29일 한국과 일본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제기된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해 심리한다고 밝혔다. 이번 헌법소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위안부 할머니 29명과 사망한 할머니 8명의 유족을 대리해 청구했다.
민변은 "정부가 할머니들의 대 일본 배상청구권 실현을 봉쇄하는 등 헌법적 의무를 위반했다. 할머니들은 재산권,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국가로부터 외교적 보호를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지일파'로 평가받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임의 영향도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전 실장은 작년말 “최종적 불가역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6월 주일대사로 부임해 아베 총리의 '외교책사'로 불리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국장 등과 긴밀히 소통해 왔다는 점이 일본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 전 실장의 사임이 일본 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앞으로 주목된다. 지난 총선 이후 야당의 세가 커진 정치 구도 속에서 ‘재협상 카드’를 저지할 수 있는 여당의 힘이 작아진 상황이다. 일본 고위 당국자와의 긴밀한 채널은 그만큼 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의식한 듯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이 전 실장의 사임이 한일합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번 사임이 일한 합의(위안부 합의)에 미칠 영향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원활한 후속 이행에 걸림돌은 ‘소녀상 이전’ 문제다. 우리 정부는 그 동안 소녀상 설치는 민간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란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극적 자세가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현재 일본 정부는 집요하게 이전 요구를 하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관방 부(副)장관은 13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관해 "한국 정부가 적절히 해결하도록 노력할 일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외교전문가는 "이번 합의는 간단히 말해 첫 단추부터 잘 꿰지 못했는데 성급하게 마무리한 격"이라며 "지금이라도 누구를 위한 협상인 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 지 꼼꼼히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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