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역사, 문화, 음식 인문학 등의 배경적 지식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지만 우선 요리를 하는 사람으로서 알아야 할 지식은 식재료에 대한 이해이다. 식재료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종류별 차이점은 무엇이고, 어떤 요리에 어떤 식재료를 써야 하는지가 기본이 된다. 식재료는 요리사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가족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설탕도 다른 양념들 못지않게 대가족을 이루고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백설탕부터 황설탕, 흑설탕, 각설탕 등 우리가 아는 종류들부터 그래뉴당 같은 생소한 종류도 있다. 잘 쓰지도 않으면서 주방에 두세 종류의 설탕을 꼭 갖추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색깔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맛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설탕은 열대지방 사탕수수와 온대지방 사탕무의 당액이나 원당을 주원료로 하여 같은 단맛을 낸다. 하지만 자세히 맛을 음미해보면 당도의 차이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설탕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정제, 결정, 포장의 단계를 거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색상과 당도가 달라진다.
흑설탕은 당밀을 분리하지 않은 함밀당으로서 불순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사탕수수의 줄기에서 짜낸 즙액에 석회를 가하여 중성으로 만든 다음 농축하고 냉각시키면 설탕이 당밀과 함께 흑색의 덩어리가 되어 나온다. 흑설탕은 사탕수수의 즙액을 그대로 졸여서 만드는 비정제 설탕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현재 시중에 판매하는 흑설탕은 캐러멜을 첨가해 만들어진다.
설탕의 종류별로 색상이 다르듯 당도와 그 쓰임새도 다르다. 당도가 가장 낮은 흑설탕은 음식의 색을 진하게 하는 용도로 사용되는데 호두파이 등의 제과에 잘 어울린다. 황설탕은 독특한 풍미로 제과 제빵에 많이 사용된다. 입자가 작고 순도가 높은 백설탕은 뒷맛이 남지 않는 장점이 있어 재료가 가지는 고유한 빛깔과 맛을 변질시키지 않는다.
이 밖에도 분말 타입의 분당, 슈가파우더는 수분 함량이 낮아 바삭한 쿠키 종류나 데코레이션 등에 활용하기 좋다. 백설탕에 비해 순도가 높은 그래뉴당은 콜라를 비롯한 많음 음료에 사용돼 ‘콜라당’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광택이 있고 녹기 쉬어 음료 제조 시 사용하기 좋으며, 제과 제빵에도 많이 사용한다.
글=푸드디렉터 오현경,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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