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미래성장성 심의회' 출범
성장 잠재력 높지만 실적 부진한 기업 평가
재무제표·담보 중심 여신 지원 한계
기술력·성장성·혁신성 등 초점
모험자본 공급도 올해 1조원 지원

IBK기업은행이 지난 3년간 성장성은 높지만 경영 실적이 미흡한 72개 기업에 약 17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무제표 중심의 기존 대출 심사만으로는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하에, 기술력과 성장성을 중심으로 기업을 평가하기 위해 출범시킨 '미래성장성 심의회'를 통해 거둔 성과다. 기업은행은 또한 올해 1조원을 모험자본으로 공급해 미래 유망 기업의 초기 발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단독]"재무제표 넘어 미래 가치 봤다"…기은, 혁신기업 72곳에 1700억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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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도 시행 후 1697억 지원…기업당 평균 23억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은은 2023년 2월 해당 제도 시행 이후 올해 3월까지 총 72개 기업에 1697억원을 지원했다. 미래성장성 심의회는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실적이 부진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발굴·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1개 기업당 평균 지원액은 약 23억원 수준이다.


전통적인 기업 여신 심사의 중심은 재무제표다. 영업실적과 현금흐름, 부동산 담보 등 계량 지표를 기반으로 심사가 이뤄진다. 다만 이 같은 방식으로는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가 부족하거나 실적이 미흡한 기업을 선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미래성장성 심의회는 신용등급과 담보 중심의 기존 평가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사업성,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기업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마련됐다.

심사 과정은 정교하게 운영된다. 사전심사 단계에서 기술력을 검증하고 본심사에서는 기업 대표가 직접 사업성과 혁신성을 설명하는 '기업설명회(FLC 데이)'를 진행한다. 특히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 등 외부 전문가도 참여해 평가의 객관성을 높인다. 심사는 총 7명의 내·외부 평가위원이 참여해 기업의 성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내부에서는 여신심사역 2명과 기술평가위원 2명이 참여하고 외부에서는 투자·법률·컨설팅 분야 전문가 3명이 포함된다. 외부 전문위원은 총 70명 규모의 인력풀로 구성돼 객관성과 전문성을 보완하는 구조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재무제표만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영역이 있다"며 "기업은행은 생산적 금융을 오래 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질적인 평가를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이 (타행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8년까지 모험자본 3.5조 투입… AI 심사 시스템 가동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지원도 대폭 확대한다. 기업은행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3조5000억원을 모험자본에 투자할 계획이며, 올해에만 1조원을 벤처투자 시장에 투입할 것으로 파악된다. 모험자본은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성장 가능성이 큰 초기·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자금을 의미한다. 기업은행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모험자본 투자는 재무제표 수치로 결정하지 않는다"며 "지표에 담길 수 없는 대표의 경영 마인드와 그 회사만이 보유한 독보적인 기술력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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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기업 발굴을 위해 내부적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기술평가시스템' 구축도 완료했다. 해당 시스템은 재무제표뿐 아니라 기술력, 고용 현황, 연구개발(R&D) 투자 등 다양한 비재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기술평가시스템은 기술금융 심사뿐 아니라 IBK 벤처대출, 창업육성 플랫폼 '창공' 기업 선발 등에도 활용돼 중소기업 지원의 실효성을 한층 높일 전망이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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