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삭스전 이틀연속 공에 맞아
강타자엔 몸쪽 위협구 많이 날아와
평정심 잃으면 슬럼프 부상 올 수도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공에 맞기 시작했다. 지난 7일과 8일(한국시간) 연달아 투수가 던진 공에 맞았다. 사구(死球). 새 장애물을 만난 것이다. 강타자가 반드시 넘어야 하는 통과의례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지난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8회초에 상대 투수 네이트 존스가 던진 154㎞짜리 직구에 맞았다. 볼 세 개에 이어 위협구가 날아왔다. 8회말에 미네소타의 트레버 메이가 시카고의 호세 아브레유를 맞혀 보복했다. 이 일로 양 팀 선수들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가 충돌했다.
큰 부상이 아니어서 박병호는 장기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잇단 사구에 영향을 받았는지 9일 시카고와의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삼진을 두 개나 당했고 타율은 0.268에서 0.256으로 떨어졌다. 미네소타는 1-3으로 졌다.
존스의 투구는 위협구 아니면 고의 사구다. ‘어차피 내보낼 바에는 겁을 주겠다. 맞아도 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던진 공이었을 것이다. 세일이 던진 공은 몸에 바짝 붙여 박병호의 헛스윙을 이끌어 내거나 자세를 흐트러뜨리려고 던진 공이다.
공이 자꾸 몸쪽으로 날아오면 타자의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몸쪽에 160㎞ 가까운 공이 날아들면 공포감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불쾌감을 넘어 분노가 치밀면 평소 실력대로 방망이를 돌리기 어려워진다. 이 과정이 거듭되면 슬럼프에 빠진다. 부상 위험도 크다.
어느 팀에 속해 있든 중심 타자들은 사구와의 전쟁을 피하기 어렵다. 메이저리그의 현역 선수 가운데 체이스 어틀리(LA 다저스)는 사구를 181개나 기록해 이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홈런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175개)다. 한국의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는 11위(110개)다.
박병호는 “사구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9일에 당한 삼진 두 개는 빨간 신호등일지 모른다. 박병호는 국내 리그에서 활약할 때도 공에 자주 맞았다. 홈런타자로 군림한 2012년 이후 네 시즌 동안 사구 43개를 기록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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