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79, 화학), 김훈철(83, 선박), 문탁진(82, 재료), 안영옥(84, 화학), 윤여경(81, 경제), 장인순(76, 원자력) 박사가 참석했다. 주로 1967년부터 1969년 사이에 KIST에 합류한 이들은 당시 미국ㆍ유럽 등지에서 안정된 연구생활을 하고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을 받은 고 최형섭 초대 KIST 원장이 "가난한 조국이 그대들을 기다린다"며 귀국을 호소한 일화는 유명하다. KIST가 출범한 1966년 미국ㆍ유럽에서 18명이 귀국한 뒤 1990년까지 1000여명이 영구 귀국해 한국 과학기술 토대 마련에 헌신했다.
이날 박 대통령과의 환담에 참석한 안영옥 박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듀폰사에서 받던 월급의 30% 정도인 8만1000원을 받고 일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 돈은 당시 서울대 교수 월급의 3배에 달했고, 심지어 박 전 대통령 월급 7만원보다도 많았다. 이것이 논란이 되자 박 전 대통령은 연구원들의 급여 명세서를 본 뒤 웃으며 "이대로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기초과학 전문가들이 모인 KIST는 이후 자동차ㆍ조선ㆍ철강 등 중추 산업 육성 그림을 그리고 경부고속도로 건설의 초석도 쌓았다. 박 대통령이 부친의 최고 업적으로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건설을 꼽는 것도 KIST에 대한 애정이 깊은 이유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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